양평의 축제를 생각한다②

이 송 공연기획자(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

지난 3월 고로쇠축제를 시작으로 산수유한우축제, 용문산산나물 축제까지 양평의 ‘봄 축제’가 끝났다. 양평군축제추진위원회의 일원으로 축제의 추진과 운영을 살펴보게 됐다. 물론 축제 분야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일을 하다 보니 평소에도 구경꾼의 역할보다는 기획자의 눈으로 축제를 보게 된다. 주어진 역할 덕분에 2019 양평군의 ‘봄 축제’는 더 세심하게 관찰하고 진행 사항을 꼼꼼하게 챙겨보았다. 홍보브로셔, 행사안내, 공연, 축제장의 동선, 축제의 콘셉트, 체험, 주차장과 편의시설 등등.

‘봄 축제’를 지켜보면서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단순한 개인적 의견으로 축제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선, 이 생각들을 나열하기 전에 양평군의 모든 봄축제를 준비하고 추진한 분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먼저 축제의 예산부분이다. 각 면단위 축제의 예산이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은 편이다. 무슨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실상 2~3일 간의 축제를 진행하는 측면에서 기관‧단체의 자원봉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턱없이 부족한 예산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억대의 예산이 우리의 세금이라는 입장에서는 어떤 항목에 어떻게 쓰였는지, 그 쓰임새에 대해 꼼꼼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기도 하다. 예산과 결산이 공개적으로 공표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둘째, 누구를 위한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인가? 축제의 참가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다. 손님을 맞이하고 손님을 치루는 게 목적이라면 철저하게 손님맞이 축제 준비로 서비스정신이 극대화돼야 한다.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즐겁고 보러 오는 사람도 즐겁다”는 아주 이상적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즐거울 수 있는 측면은 중요한 부분이지만 손님들의 즐거움과 동일 할 수 없다.

이 부분이 명확하게 정리될 때 축제의 피로도가 낮아지게 될 것이다. 더불어 축제에 몇 명의 인원이 참여했다는 정량적 평가는 실상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나 행정적인 평가에 불과하다. 오히려 현장의 이야기나 축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어떻게 담아 낼 것인가에 대한 정성적 평가의 준비는 어느 축제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셋째, 양평군의 봄축제는 먹거리 중심의 축제였다. 양평군의 지리적 위치는 수도권 인근으로 중앙선을 이용한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을 활용한 예술축제가 필요하다. 남한강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먹거리, 그리고 예술이 함께하는 축제가 필요하다. 특히 가을 축제가 부재한 양평군에 지리적 조건을 감안한 실경 공연 또는 거리극이 중심이 되는 축제가 있었으면 한다.

넷째, 양평군의 축제준비위원회와 면단위 축제준비위원회 간의 관계형성에 관한 점도 생각해 봤다. 양평군축제추진위원회는 어떤 역할과 위상을 가지고 존재하는 기구인가 물어보고 싶다. 세 번의 회의에 참석하면서 양평군의 담당자도 추진위원도 적확하게 이 구조를 설명해 내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

정동균 군수의 군정에 대한 기대치와 맞물려 양평군 축제의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다. 변화는 변혁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의 체감을 개혁수준으로 생각하기 쉽다. 필자는 그 변화의 시작을 축제를 운영하는 시스템의 구축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양평군축제조직위원회의 역할과 위상을 제대로 정립하고 독립된 기구로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축제를 운영하는 컨트롤 타워의 기능, 면단위 축제와 연계한 다양한 운영과 발전방안을 고민할 수 있는 독립적인 기구로 구축해야 한다.

군에서의 축제 운영은 담당자가 바뀌면 어떤 부분에선 다시 시작이 되는 되돌이표다.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로서의 전문 인력의 양성이 불가능하다. 전문 인력이 사실상 예산 절감의 효용성을 가져오고 양질의 축제를 이끄는 용병인 것이다.

다시 강조하자면 그 시작이 양평군축제추진위원회의 역할과 위상을 공고히 하는 부분에서 시작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