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균 민선7기가 출범한 지 1년이 다 돼간다. 지방정권이 교체된 만큼 군민들의 기대가 실로 컸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라치면 처음인데 시간을 갖고 지켜보자는 다독거림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민심은 결이 다르게 느껴진다.

최근에 만난 한 주민은 “민선7기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 양평사회의 개혁을 바라는 주민들은 물론이고, 모든 계층에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공직자 출신 군수의 군정 운영에 비해 나아지기는커녕 기존의 질서마저 무너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정 군수는 공식석상에서 출범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았다며 시간을 갖고 기다려달라는 이야기를 자주 해왔다. 양평공사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정 군수 취임 후 황순창 전 공사사장은 사표를 미리 준비해서 다녔다고 한다. 그는 신임 군수가 취임하면 바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정 군수는 그의 사표를 반려했다. 드러난 이유는 경기도친환경급식 공급자 선정까지 마무리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애초부터 지방공기업은 공급자 선정대상에서 제외였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를 붙잡은 것일까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인수위원회 보고서에서 양평공사의 회계감사 ‘한정의견’이 드러났고, 각종 적폐 해결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 때도 정 군수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왜 공사개혁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공사 문제를 섣불리 다루기에는 큰 부담이 있다. 차근차근 준비해 확실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만 했다.

정 군수가 느끼는 부담은 무엇이었을까? 공사 적폐에 관련된 공직자가 많아서일까, 아니면 책임질 사람들을 고소‧고발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그저 정 군수 특유의 느긋한(?) 성격 탓일까.

물론 정 군수가 공사 문제에 대해 완전히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뒤늦게나마 경영혁신을 위한 전문가 용역을 진행했고, ‘한정의견’을 받은 회계처리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에 회계감사를 의뢰해 다음 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또한 비공식적으로 친환경농산물 유통사업을 농협으로 이관하고 도시개발사업을 신규사업화 하는 부분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양평공사 문제는 검토만 하기엔 늦은, 더 이상 해결을 미룰 수 없는 단계에 다다랐다. 군이 용역결과를 토대로 공사 임직원 총 연봉 24% 삭감안을 내놓자 공사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박윤희 신임사장 또한 공사개혁을 천명하며 지난 3일 열린 혁신보고대회를 계기로 공사개혁의 첫 발을 내딛었다.

현재 양평공사 문제 해결에 있어 군민들이 정 군수에게 바라는 것은 확실한 개혁의지의 표명과 양평군청의 수장으로서 공무원들이 문제 해결에 스스로 나서게 하는 리더십이다. 이번에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민선7기에 대한 군민들의 불신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될 지도 모른다.

최근 한 주민이 양평공사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신문사로 보내왔다. 그는 양평공사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김선교 전 군수를 점잖게 다그쳤다. “양평공사가 현재 지경에 이르도록 한 당사자격인 김 전 군수가 공사 직원들 마음에 박힌 응어리부터 풀어줘야 하는 게 순서의 시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공사 직원들은 가족의 생존권을 놓고 밤잠을 설치는데 전 군수는 자신의 야욕을 위한 정치적 현장만을 관리하고 있다면 그 무책임에 대한 배신감마저 들것이고, 그것에 대한 서운함의 분출은 역으로 현 군청 지도부로 향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3년 후 정 군수가 똑같은 지적을 받지 않으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는 너무 명확하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