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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안락사 논쟁을 불러온 영화가 있다. 바로 ‘미비포유’다. 젊은 사업가 윌 트레이너는 사고로 전신마비 환자가 되고, 결국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 영화는 안락사 이야기지만 간병인인 루이자와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사망에 임박해 있는 치료불가의 환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이나 약물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의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안락사(安樂死, euthanasia)는 ‘가망이 없는 환자를 본인 또는 가족의 요구에 따라 고통이 적은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일’이다. 편안하고(安) 즐겁다(樂)라는 한자가 함의하는 것처럼 ‘근심 걱정 없는 죽음’을 뜻한다. 영어 euthanasia의 어원 역시 그리스어로 eu-(좋은)+thanatos(죽음) 이란 의미다. 이처럼 안락사에는 이미 품위 있게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한다는 가치가 깔려있다.

찬반의 논쟁에서 말이 갖는 힘은 크다. 이미 편안하고 존엄한 죽음이라는 의미가 포함된 말을 반대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그 말을 쓰는 순간 안락사 반대의 논리는 난관에 봉착한다. 이런 이유로 ‘인위적인 또는 의도적인 생명연장의 중단’과 같은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인 표현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말은 특정 가치를 포함하기 때문에 어떤 입장을 취하는가에 따라 사용하는 말이 달라지고 그 말에 따라 생각과 판단이 달라지기도 한다. 낙태에 대한 찬반 논쟁에서 ‘태아’와 ‘아기’라는 말이 갖는 차이와 같다. 특정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선택한 단어(말)은 어떻게(어떤 시각으로) 그 주제에 다가서는 가를 결정하는 프레임의 문제이기도 하다.

-최형규 서종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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