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 “현실적으로 군에서 일자리 창출 불가능해”

양평군 청년정책① 청년 뉴딜일자리 사업

“8개월은 너무 짧죠, 아르바이트도 아닌데”

양평군이 지난달 모집을 진행한 ‘청년 뉴딜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이다.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에 발 벗고 나서겠다며 군이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청년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양평군은 지난달 ‘2019 양평형 청년

자료제공=양평 군청 ‘제1회 양평군 청년통계’

뉴딜 일자리 사업’ 1차 모집을 진행했다. ‘청년 뉴딜일자리’는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한시적인 공공일자리사업으로, 참여자는 최대 8개월간 월 최대 193만원을 받으면서 취업을 희망하는 분야에서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양평군내 27개 기관이 참여한 이번 사업은 30여명을 선발하는데, 지원자는 46명에 그쳤다. 3지망까지 신청을 받았음에도 청년들이 한 명도 신청하지 않은 기관도 있어 군은 추후 재공고할 예정이다.

지난해 군이 발표한 양평군 제1회 청년통계 분석결과에 따르면 경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무직 청년은 53.9%에 달한다. 절반이 넘는 청년이 취업을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의 일자리 창출에도 불구하고 참여자가 저조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단월면 A씨(29)는 “전공과 관련 있어 경력을 쌓을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8개월이라는 기간이 짧기도 하고 일의 종류가 다양한 것도 아니라서 신청하고 싶은 일자리가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원할 때는 좋을 테지만 군에서 말하는 경력형성의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상면 B씨(29)는 “참여한 경험이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돼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안 든다”며 “각종 규제로 공장 등 산업시설이 들어올 수 없는 양평에서 현실적으로 군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없다. 일자리를 만든다면 기업을 지원해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평면 C씨(21)는 “청년들을 보면 자격증 취득을 위해 서울, 구리까지 나가서 학원에 다니고 있다. 어차피 한시적 일자리를 만든다면 이런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자격증 등 실제 능력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서의 일자리들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문면 D씨(25)는 “SNS 관리 등 몇 개 분야의 일자리는 관심 있는 청년들이 많을 것 같지만 아무래도 기간이 좀 짧은 것 같다. 취직 연계보다는 아르바이트나 쉴 때 일하는 자리로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용문면 E씨(35)는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를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청년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직접적으로 직업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음 뉴딜 사업을 진행한다면 사회적기업,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실제적인 업무를 배울 기회의 폭이 넓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이야기처럼 ‘청년 뉴딜 일자리’사업은 한시적 일자리 사업이라는 점과 27개 업체의 구인 분야가 ▲SNS관리 등 사무직(4) ▲시설운영(2) ▲어린이집 보조(8) ▲사회복지시설(4) ▲지역아동센터(6) ▲농촌체험마을(농가업무)(3) 등으로 구성돼 일부 전공자들을 제외하면 경력형성이나 취업 연계를 위한 일자리로써 청년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군 관계자는 “군청은 영리기관이 아니다. 대기업이 있는 것도 아니라 군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8개월 이상 근무할 경우 정규직 고려대상으로 들어가는데, 공공기관 등 비영리기관을 대상으로 참여를 받았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경우는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에서 결원이 있을 때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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