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과 경기도교육청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혁신교육지구 시즌Ⅱ’ 사업이 지난달 18개 세부사업을 확정했지만 예상했던 대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계 내부에서는 충분한 준비 없이 시간에 쫓겨 진행되는 혁신지구 사업에 대한 회의가 있었지만 경기도 꼴지 수준의 교육예산을 높여야한다는 절박함과, 이미 중반기에 들어선 ‘혁신교육지구 시즌Ⅱ’사업을 이번 기회가 아니면 추진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협약 이후에 차근차근 만들어나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지난 24일 양평 교육발전 정책토론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양평군이나 양평교육지원청이 진작 추진했어야할 토론회를 경기도의회 의원이 주최한 이 자리는 그간 군과 교육지원청이 어떻게 사업을 진행해왔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전반적인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지역교육협의회(운영위원회) 구성을 다양한 의견수렴이 가능한 방식과 인물로 구성하지 않았고(못했고), 아직도 학생이나 교사, 학부모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니 토론자들의 발제는 학부모대표를 제외하면 일방적인 얘기에 그쳤다.

오히려 양평교육에 희망을 제시한 것은 참석자들이었다. 양평에는 학교가 40여곳, 학생수가 1만명 정도로 대도시보다 적으니 교육현장을 바꿀 수 있겠다는 희망을 얘기했다. 교사들에게 모든 걸 떠넘길 수 없으니 학부모를 활용해달라고 나섰다.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설문지나 온라인을 통해 물어달라고 했다. 올해 준비가 안 됐지만 힘 빠지지 말고 지금부터 준비해달라고 격려했다. 

날선 질책과 화를 누르며 ‘제안’이라 표현한 참석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과감히 소통하고 다양한 욕구를 품어내야 한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말에 ‘20세기 교육관료와 행정공무원’이라는 말이 덧붙여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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