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추위가 물러나고 꽃이 화사하게 피는 3, 4월의 학교는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난 활기차게 한 해를 시작하는 설렘의 정원과 같다. 그러나 이맘때는 학교마다 소소한 다툼부터 심각한 폭력 문제, 또는 학칙위반 등 여러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안에 따라 접근하고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지는데, 학교폭력과 관련된 사안은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서 다뤄지지만, 그 외 교칙위반 등으로 인한 징계는 선도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오늘은 선도위원회란 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앞서 말한 것처럼 선도위원회는 학칙을 위반한 학생에 대한 징계를 심의하는 협의체를 말한다. 결국 징계위원회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런데 징계위원회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부정적인 어휘인 ‘징계’를 빼고 긍정적인 이미지인 ‘선도’라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교육적인 의미를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선도(善導)는 ‘올바르고 좋은 길로 이끈다’는 의미다. 결국 선도는 학생이나 청소년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아 올바른 길로 인도하겠다는 선한 의지와 교육적 책무를 담은 말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말 또한 아이들의 행위를 잘못이라고 전제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선도위원회는 법정기구가 아니라 학교장에게 부여된 징계권을 공정하게 행사하기 위해 설치한 심의기구로 봐야한다. 그래서 특정 행동을 한 학생을 교육공동체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선도위원회 대신 ‘학생생활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변화는 긍정적이다. 다만 그 역할이 징계를 결정하는데 머물지 않고 아이들의 교육적인 변화와 성장을 신뢰하는 공정한 협의의 장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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