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환 바람개비들이꿈꾸는세상 대표

양평의 4월은 유달리 축제가 많아 보입니다. 꽃도 아름답고 길도 아름다워서겠죠.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봄꽃들을 보며 많은 분들이 축제도 즐기고 핸드폰을 꺼내 그 꽃들을 저장합니다.

그런데, 5년 전 4월16일 참사 이후 봄꽃을 봐도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저려오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무리 예쁜 꽃을 봐도 내 옆에 아이가 남편이 엄마가 없는데 다 무슨 소용이냐며 5년 동안 눈물이 마르지 않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십니다.

우리는 잊을 수 없습니다. 304명의 생명들을 품은 채 점차 가라앉은 세월호의 모습과 지상최대의 구출작전이라고 국민들을 속이던 정부와 언론들, 7시간 이후 나타나 구명조끼 운운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을.

그 후 참사의 진실을 알려달라는 유가족들에게 정부는 방해를 일삼았으며 정치인들은 막말을 퍼부었고 언론은 거짓기사로 유가족들을 궁지로 몰았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체와 일부 종교단체들은 한 몸이 돼 앞장서서 유언비어로 유가족들을 조롱하고 비난했습니다.

해경은 승객들을 왜 구하지 않았는지? 5분 만에 전원탈출 할 수도 있다는 선내방송을 왜 안했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그 이유를 알고자 피해자인 유가족들은 광화문에서 여의도에서 팽목항에서 목숨 걸고 단식을 하고 물대포를 맞아가며 진실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진실이 밝혀지고 거짓이 바로 잡히지 않으면 다음 희생자는 우리와 우리 아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 간절한 마음을 담아 양평의 많은 엄마, 아빠들은 노란바람개비를 들고 노란리본을 달고 그분들 곁에서 위로하고 진실을 향한 구호를 함께 외쳤습니다.

2015년 제1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생겼지만 박근혜 정부와 여당의 조직적 방해로 수사권, 기소권이 없는 반쪽짜리가 돼 진실규명에 한계를 보였고, 박근혜 정부에 의해 1년여 만에 강제해산이 됐습니다.

2017년 3월1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양작업이 탄력을 받아 4월11일 마침내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세월호를 인양할 수 있었습니다. 뭍으로 올린 세월호를 생방송으로 보고 있던 우리들은 2014년 그 날이 떠올라 울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가라앉는 세월호를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이 유가족들과 촛불을 들고 연대하고 진실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아 침몰한 세월호를 뭍으로 올릴 수 있었습니다.

2017년 7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출범해 선체조사와 함께 미수습자들의 유해를 수습할 수 있었고, 2018년 3월 제2기 사회적 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28일 제2기 특별조사위원회는 세월호의 CCTV 저장 장치인 DVR이 조작됐다는 중간발표를 했고, 5년이 지나 점점 드러나는 사실들에 국민들과 유가족들은 경악을 금 할 수 없었습니다. 상상 이상으로 조직적으로 진상규명을 방해한 박근혜 정부와 일부 언론, 증거를 조작한 해경은 아직도 건재하며 곳곳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유가족을 향한 일부 정치인들의 막말은 5년이 지나도 멈추지 않고 점점 도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의지가 확실한 검사와 수사관들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설치해 제대로 된 <전면재수사>를 해야 합니다. 제2기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와 고발(수사요청)을 넘어서는 전면재수사만이 진실을 밝힐 수 있습니다.

16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5주기 기억식’에서 친구들에게 닿을 수 없는 편지를 쓴 생존학생이 울먹이며 말합니다.

“너희가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찾으러 문을 두드려도 그 문을 아무도 열어주지 않더라. 그 안에 무엇이 있길래.”

그 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이제는 밝혀서 유가족에게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도록 세월호 특별수사단 설치에 여러분의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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