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발암물질 내뿜는 아스콘공장 폐쇄해야”
일진 “직원 생계 막막, 공장가동 도와달라”

1급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s)를 기준치 5000배 이상 배출해 경기도로부터 폐쇄명령을 받은 것에 불복해 도와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일진기업이 지난 8일 양평전통시장 장날에 맞춰 직원 등을 대동해 집회 및 서명운동을 펼쳤다.

지난 8일 물맑은양평시장 오일장날 새양평 희망연대 일진아스콘주민대책위원회(사진 왼쪽)와 일진기업 측이 각각 집회 및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미 ‘새양평 희망연대 일진아스콘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이날 서명운동을 예고한 상태에서 일진기업이 맞불작전에 나선 모양새다.

이날 오일장은 양측의 집회로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양평경찰서의 적절한 위치 분배로 불미스러운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덕수 대책위 위원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달부터 오일장날 등을 활용해 ‘일진아스콘 공장폐쇄’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대책위 관계자들은 장이 펼쳐진 주차장 내에서 파란색 어깨띠를 착용하고 전단지를 나눠주며 주민들의 서명동참을 당부했다.

일진기업 측은 굴다리 주차장 길 건너편 쪽에서 집회 및 서명운동을 펼쳤다. 회사 소속 직원 및 상조회원 등은 노란색 어깨띠와 전단지를 배포하며 ‘일진기업 공장가동 찬성 탄원서’ 서명을 독촉했다.

이들의 서명운동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공판에 제출하기 위한 것으로, 주민들의 공장가동 여부에 대한 서명이 재판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해 진행하고 있다.

김덕수 위원장은 “일진 측도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서명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적어도 이런 행동에 앞서 대책위와 대화라도 나눴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재운 일진기업 대표는 “일진기업 직원과 상조회원, 협력업체 직원 일동은 생존권 사수를 위해 공장가동이 될 수 있도록 주민 여러분들에게 눈물로 호소드린다”며 “수십억 들여 방지시설 했는데도 무조건 공장 폐쇄만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오는 25일 공판에 각자가 받은 서명을 재판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를 본 한 주민은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공장의 폐쇄와 이전은 당연하지만, 직원들의 생존권도 무시할 수는 없다”며 “이 문제를 나 몰라라 하고 바라보기만 하는 양평군의 처사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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