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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것과 안 되는 것
박경진 서종어린이집 원장

얼마 전 영유아기의 자녀를 키우는 친구들과 훈육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친구들은 자녀 훈육에 가장 어려운 점이 “요즘은 아이의 의견을 수용해주라고 하잖아. 근데 어디까지 수용해야하는 건지 모르겠어”라며 고민을 토로한다. 이는 이 친구만 겪는 어려움은 아닐 것이다. 부모교육이 많아지고 영유아의 인권이 강화되며 훈육 시에 부모는 항상 ‘이렇게 하는 게 혹시 학대는 아닐까?’라고 고민하게 된다.

부모교육을 통해 민주주의형 부모, 과보호형 부모, 방임형 부모, 권위주의형 부모가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민주주의형 부모가 되길 희망한다. 자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민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부모 상담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런데 민주주의형 부모라고 자칭하는 가정을 들여다보면 방임형 부모인 경우가 아주 많다.

민주주의형 부모는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행동과 반응 뒤에 숨은 아이의 진짜 의미를 파악하며 아이를 격려하고 잠재능력을 개발해주는 부모를 말한다. 이 부분에서 ‘많은 대화’ 에 초점을 맞추고 ‘자녀의 숨어있는 의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이런 가정에서는 보통 “왜 그렇게 생각했어?”라는 질문은 하지만 아이의 대답에 대한 성인의 판단 없이 “아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했구나. 너의 의견을 존중해”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의견을 많이 들어주는 모습에서 민주주의형 부모로 보이지만 너무 자율적인 훈육방식으로 인해 방임형 부모로 흘러가며, 부모는 이런 자신의 모습을 인지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자녀의 양육에 있어서 가장 혼동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한 친구가 “요즘 우리 아기가 나를 자꾸 때리고 꼬집어. 그럼 남편은 엄하게 혼내는데 나는 아이가 아직 어리다보니깐 엄하게는 못하겠어. 그래서 00아~ 하지 마, 엄마 아프잖아라고 말을 꾸준히 해주고 있거든. 이렇게 꾸준히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의 행동이 바뀌긴 하는 거니?”라는 질문을 해 왔다.

보육현장에서 10년여를 근무하며 수많은 부모와 상담을 했다. 부모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단체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어린이집에서 규칙을 인지하지 못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주변에 피해를 주는 아이를 바라볼 때, 과연 교사로서 부모에게 어떻게 상담하는 것이 맞는가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 끝에 나는 아이의 행동이 과연 ‘사회 도덕적인 규범으로 봤을 때 수용될 수 있는 행동인가’ 하는 것에 대한 부모의 판단은 필요하다는 것을 덧붙여 애기해주는 방법을 찾았다. 친구에게도 “아이가 왜 그런지 물어봐야지. 이게 아이로서 재미있어서 하는 행동인지, 불만이 있어서 하는 행동인지에 대해서는 알아볼 필요가 있어. 그러나 기본적으로 누군가를 때리고 깨무는 건 도덕적인 규범에서 볼 때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잖아. 그럴 경우에는 아이에게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단호하게 훈육할 필요가 있어”라고 대답해 주었다. 또 “아이가 바람직한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에는 단호해야해. 아이도 혼나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데 부모가 혼내지 않으면 불안해 해. 그러니 충분하게 설명하고 그 행동을 고쳐야지”라고 덧붙였다.

‘이 행동이 사회 도덕적인 규범에서 수용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부모 스스로 해 본다면 아이의 훈육은 어려울 것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동시에 ‘아이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부모인 내가 싫어서’라는 이유로 훈육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양평시민의소리  webmaster@yp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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