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의 관심에서 약간 벗어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아직도 암호화폐는 그 가치의 등락이나 거래소 문제 등에 따라 꾸준히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보통 암호화폐는 ‘컴퓨터 등에 정보 형태로 남아 실물 없이 사이버 상으로만 거래되는 전자화폐의 일종으로, 일반 화폐와 달리 처음 고안한 사람이 정한 규칙에 따라 가치가 매겨지는 화폐’를 말한다.(시사상식사전)

그런데 초기에는 주로 가상화폐라 부르다 최근에는 거의 암호화폐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같다. 그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우선 가상화폐란 말부터 살펴보자. 가상(假想)이란 사전적으로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것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허구라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가상화폐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용어일 수 있다.

반면에 암호화폐(cryptocurrency)는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는 화폐’라는 의미인데 여기서 암호(暗號)는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당사자끼리만 알 수 있도록 꾸민 약속으로 특정한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패스워드를 말한다. 가상화폐에 비해 암호화폐가 주는 메시지는 강력하다. 허상이 아닌 실제 화폐라는 이미지와 함께 디지털 공간에서 쉽게 뚫리지 않는다는 안전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화폐의 거래보다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이런 주장을 펴는 입장에서 가상화폐 대신 암호화폐라는 말을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정 토론에서 어떤 어휘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논쟁의 결말을 예견할 수 있을 정도로 단어의 힘은 막강하다. 말(단어)은 특정 가치나 이해관계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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