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회의에서 입지선정위원 대상 설문조사 실시
양평군 위원들 주민과 소통 없이 깜깜이 진행

한국전력이 추진하는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서부구간 입지선정위원회’ 4차 회의가 지난달 28일 오후 2시 홍천 대명비발디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위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가중치 선호도 설문조사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2일 5차 회의에서 경과 대역이 결정될 것으로 예정됐지만, 위원들이 주민 의견수렴 절차 없이 진행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4차 회의에는 서부구간 입지선정위원회 재적 위원 31명 중 24명이 참석했다. 양평군 위원은 지난 회의와 마찬가지로 군의회 대표인 전진선 군의원, 주민대표인 김효성(지평면)‧장명우(청운면)‧이수옥(단월면) 이장협의회장이 참석했고, 3차 회의부터 행정기관을 대표해 김경남 에너지관리팀장이 참석하고 있다.

위원들은 앞서 열린 3차 회의에서 운영규범을 확정하고 부위원장 선출 및 경과지 선정기준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앞서 논의한 선정기준을 토대로 경과지 선정기준 수립(안)을 확정하는 자리로, 위원들을 대상으로 송전선로 후보 대역 선정을 위한 ‘가중치 선호도 설문조사’도 진행됐다.

경과지 선정기준은 ▲자연환경(자연환경보전, 경관보전) ▲사회 생활환경(용지확보, 생활환경, 문화/역사보전, 관광자원보전, 생산 활동) ▲안전성(군사시설 보호, 재해 예방, 설비 신뢰/안정성)의 3그룹, 10개 분야, 41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한국전력은 위원들에게 진행한 가중치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경과지 대역을 선정해 5차 회의에서 제시할 예정이다.

문제는 선정위원들이 양평지역 구성원들의 대표로서 참여하고 있음에도 경과지 선정에 영향을 미칠 설문조사 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한 주민은 “회의 내용이나 송전선로가 지날 것에 대한 안내를 들은 적도 없고, 들었다는 사람도 못 봤다”며 “4차 회의까지 진행됐지만, 주민들에게는 깜깜이 회의인 상태”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현재까지 주민들과의 접촉은 없었다. 위원들은 선정심의위원회를 통해 경과 대역을 결정하는 것에 참여할 뿐이라 경과대역이 정해지기 전 주민 대상 설명회 등을 열 계획은 없다”며 “경과 대역이 결정되면 한전 측에서 경과 대역의 주민을 대상으로 혜택 등의 내용을 담은 설명회를 하고, 주민들 건의사항을 수렴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 측이 AHP(분석적 계층화 과정) 설문조사기법을 활용해 설문의 신뢰성을 높였다고 밝혔지만, 이는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의 개인 의견으로 산출된 결과로써 주민 의견과의 연관성은 알 수 없다.

또, 경과 대역이 한번 설정되고 나면 다시 변경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예정대로 다음 달 회의에서 경과 대역이 결정되면 송전선로 건립 과정에서 주민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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