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경영진단 최종보고서, ‘직원들 연봉 24% 절감’ 제시
공사 직원들, 연구용역 담당자 파면도 요구

공사 노조, 15일부터 장기 집회 돌입 선포

양평공사 경영혁신 연구용역 최종보고서에 “직원 20~30명 감축하고, 전 직원 임금 24% 절감 후 5년간 동결해야 부채 상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공사 전 직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3일 공사 전 직원들은 최종보고서 관련 성명서를 발표해 강하게 규탄했고, 공사노조 측은 최종보고회가 예정된 15일부터 장기 집회에 돌입하겠다고 선포하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사장을 제외한 전 직원들은 13일 연구용역 최종보고서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공사노조를 비롯해 팀장급까지 포함한 전체 직원의 성명서라 이 보고서에 대한 공사 전체의 반발이 상당한 것으로 예측된다.

성명서에는 “우리 직원들은 군청에서 뽑아 준 전임 사장, 임원들이 시키는 대로 일했을 뿐이다. 우리에게 죄를 물으려거든 군청과 전 임직원에게 먼저 죄를 물어라. 그것이 순서다. 군청부터 구조조정하고 임금 동결해라”며 “직원 월급 동결해서, 그 돈 모아서 공사부채 해결한다고? 지금까지 이런 용역은 듣도 보도 못했다. 군청공무원들 급여 동결해서 24% 밖에 안되는 양평군의 재정자립도를 높일 것을 권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서 “그동안 양평공사의 경영진과 결탁하여 각종 부정비리를 저지르고 이권을 챙긴 세력들이 누구인지는 양평군민이라면 다 알고 있다. 그들부터 청산하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하라”며 “엉터리 용역을 수행한 총 책임자인 군청 정책실장의 파면을 요구한다. 직원들에게 따뜻한 격려는커녕 ‘니들은 적폐이니 집에 가라’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성명서는 “최근 공사 스스로가 요청한 채용 관련 감사를 군청 감사실에서는 본인들의 소관이 아니라고 돌려보냈다. 이것이 적폐의 증거가 아니고 무엇인가?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군수님은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계셨다”며 “군수님의 눈과 귀를 가리고 용역을 내세워 양평공사를 다시 손아귀에 넣으려는 자들을 발본색원하여야 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끝으로 “우리 양평공사 전 직원은 양평군민의 염원을 담아 오로지 우리 스스로의 노력과 혁신으로 반드시 양평공사를 살려내겠다. 이미 우리는 그러한 일을 시작하고 있다. 더 이상 양평공사에 대해 왈가불가한다면 그것이 누구든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본지가 확인한 이번 최종보고서의 마지막 부분인 ‘경영 정상화 이행 방안’에는 먼저, 인건비 24% 절감 및 성과급 0원을 가정하면 5년간 100억원의 부채를 상환할 수 있고, 나머지 부채는 양평군이 부담해 부채를 모두 해소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즉, 공사 정상화 방안으로 부채상환을 제시한 것이다.

두 번째 제안으로는 현재 공사가 하고 있는 모든 사업에 대한 수익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이 최종보고서 내용은 지난 1월 가진 중간보고 내용과 완전히 상반된 내용이라 의구심을 들게 만든다. 중간보고에서 용역업체인 사단법인 한국미래산업연구원의 김철문 수석연구원은 현 공사의 문제로 방만 경영, 임원․관리직 전문성 부족, 조직체계 방만, 전문성 다른 사업 혼재 등을 지적했다. 또한, 청운 맑은숲캠프와 용문산 오커빌리지의 경우 수익 창출이 어려워 매각이나 민간위탁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종보고서에는 이들 위탁사업은 매각이 어렵다는 이유로 계속 유지하되, 사업성을 높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중간보고 후 2달 여 만에 상반된 의견을 내민 것이라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공사 총 인건비의 24%를 5년간 절감(성과금은 0원일 경우)으로 전체 부채의 50%인 100억원을 상환할 수 있다는 내용을 14페이지 분량으로 상세히 설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공사 부채의 대부분은 지난 2012년 군납사기사건과 친환경농업 유통사업의 적자 때문이다. 유통사업의 적자 또한 높은 매입원가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제시되면서 공사의 부채와 적자 원인이 결국 공사 경영진과 임원, 군 집행부 때문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이 부채 해결을 위해 전 직원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구나 현 공사 직원들의 연봉 수준에 대한 객관적인 검토도 보고서에는 없다. 공사 노조 측은 현 공사 직원 임금 수준이 타 공사와 비교해 최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서도 지원부서 일반6급의 경우 평균 연봉이 2073만원으로, 만약 여기서 24%를 절감하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사의 한 직원은 “중간보고 내용과 최종보고 내용이 완전히 상반되고, 직원들의 연봉 삭감이 제시된 점 등에서 이번 용역에 군이 개입했을 의혹을 가지게 한다”며 “용역 내용을 완전히 폐기하고, 구성원들 스스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 공사 정상화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구용역을 내세워 더 이상 직원들을 핍박하지 말라”고 말했다.

양평공사 경영혁신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는 15일 오전 10시 양평공사 신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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