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석은 보통 질병결석, 무단결석, 기타결석으로 나뉜다. 몸이 아파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질병결석이고, 기타결석은 가족 봉양이나 부득이한 개인사유를 학교장이 인정한 경우에 해당한다. 보통 그 밖의 결석을 무단결석으로 보면 된다. 무단(無斷)이란 ‘사전에 허락이 없거나 아무 사유가 없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래서 무단결석은 부모의 인지나 허락을 받지 않은 채 고의적으로 학교에 가지 않는 경우를 칭하는 말이다.

무단은 이렇게 좋지 않은 느낌의 말이며 대개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아이가 학교에 가는 이유와 부모의 동의는 절대적인 것인지 의문이 든다.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는 이유는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 이유 또한 매우 다양하다. 그냥 가기 싫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규정에 의하면 부모 동의하에 등교하지 않아도 무단결석에 해당한다. 즉, ‘무단’이 아니어도 구분상 무단결석으로 처리된다.

그리고 무단결석이란 단어는 학교에 가는 아이가 중심이 아니라 부모에 초점을 맞춘 말이기도 하다. 학교에 가는 것을 포함한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부모나 교사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관점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동의를 구하지 않는 행동을 무단이란 말로 단죄한다. 이런 인식 때문에 무단결석은 더욱 부정적인 단어로 각인되고 만다.

이렇듯 무단결석이란 단어는 합리적이지도 않을 뿐 아니라 편향된 관점에 의해 탄생한 말이다. 말보다는 그 말이 탄생한 사회현상이 본질이지만, 말로 인한 오해와 불편함이 있다면 그 단어는 수정될 필요가 있다. 최근 무단결석을 ‘무인정결석’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