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 동오2리 주민들 ‘환경감시단’ 결성
무분별한 개발 공사에 주민 스스로 환경 감시

“택지 개발 공사로 천혜의 자연 환경이 망가지고, 소음과 비산먼지 등으로 주민들은 계속 고통속에서 살고 있다. 청정한 자연환경 때문에 양평으로 이사 왔는데, 더 이상 이런 문제를 두고 볼 수 없다.”

양평의 청정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좋아 이주해 온 주민들이라면 이 말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양평 곳곳이 전원주택 개발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양평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청정 자연환경이 사라지고 있다.

이에 강하면 동오2리 주민들이 스스로 환경감시단을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양평군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환경감시단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결성된 동오2리 ‘청정마을 환경감시단’들이 마을 청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마을과 인접한 곳에서 시작된 대규모 택지조성 개발사업이 발단이 됐다. 시행사 측은 공사장 인근에 공사에 대한 안내문을 설치하지도 않았고, 대형 덤프트럭이 수시로 드나들지만 비산먼지나 소음 저감장치를 설치하지도 않았다.

7개월 넘게 군청을 찾아 민원을 제기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주민들은 스스로 ‘청정마을 공사 피해 주민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청정마을 회칙’, ‘청정마을 주민이행 기본법’, ‘감시단 운영 수칙’, ‘공사자에게 드리는 당부’ 등을 만들었다.

회칙에는 ‘청정마을을 아름답고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 화목한 이웃사촌의 정을 나누는데 목적이 있다’고 명시했다. 이를 위해 ▲공사로 인한 먼지, 소음 등 피해를 사전에 총력 저지 ▲감시단 구성으로 사전 예방 ▲마을 도로 등 마을 청정 활동 ▲자연보호 환경지킴이 사업 ▲이웃사촌간 정이 흐르는 화목한 마을이 되는 사업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감시대장을 맡은 조덕례씨는 “우리 동네는 청정 자연환경이 좋아 이사 온 주민들이 많은데, 개발공사로 편한 날이 없다. 군청에서도 법을 들먹이기만 할 뿐, 제대로 대응을 못해 주민 스스로가 나섰다”며 “우리 마을의 사례가 양평 전역에 전파돼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공사 시 주민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안을 강구토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자발적 활동을 군에서도 반기고 있다. 군 환경과 담당자는 “주민들이 이렇게 나서 행정이 못다 한 감시역할을 해주시니 큰 도움이 된다. 다른 곳에서도 주민환경감시단이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달 공사현장을 방문해 설치신고 없이 공사를 한 내용을 포착, 고발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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