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활성화 절실하다②

최근희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최근에 택시의 기본요금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26.7%나 인상됐다. 극심한 불경기에 시민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요금 인상 때마다 매번 정부는 ‘택시 승차거부를 없애고 서비스와 친절도를 높이겠다’는 약속을 해왔다. 하지만, 지켜진 적이 없었으니 시민들은 별로 기대도 하지 않는 것 같다. 물가인상 등 인상의 불가피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금인상의 혜택이 누구한테 돌아갈지를 좀 더 면밀하게 숙고했어야 했다. 사납금이 요금인상 비율만큼 오른다면 기사들의 소득증가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고 택시회사 배만 불릴 수 있다.

공유경제의 대표격인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우버는 물론이고 리프트(Lyft), 라이모스(Limos), 디디(Didi), 올라(Ola), 웨이즈(Waze) 등은 매우 낮선 회사 이름들이다. 이들은 미국 LA시 일대에서 영업하는 차량공유업체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공유업체가 활동하는 줄은 몰랐고, 정말 깜짝 놀랐다. 기존의 이해 당사자인 택시운전사들은 가만히 있었나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필자는 3월 초순 뉴욕의 한 대학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래서 LA공항에 갈 때에 뭘 타고 갈까 생각 중에 이번에 우버를 한 번 타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금이 얼마나 될 것이며 미리 예약을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인터넷 구글에서 ‘우버’를 검색했더니, 여러 업체의 이름이 나온다.

이렇게 경쟁사가 많다보니 회사별로 각종 옵션이 많고, 고객들에게 정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재미있는 것은 처음 이용하는 고객에 대한 혜택이다. 몇몇 회사는 20달러와 50달러의 쿠폰을 지급한다. 이것을 이용하면 거리에 따라 공짜로 이용할 수도 있다. 친구를 고객으로 가입시켜도 유사한 쿠폰이 나온다고 한다.

이들 서비스 이용요금도 다양하다. 기본요금은 정부가 정한 것이 없다. 회사마다 1달러도 있고, 3달러, 5달러, 6달러 등 다르다. 손님이 많거나 짐이 많다면 SUV같은 큰 차를 부르면 된다. 모든 선택은 소비자의 결정에 달려있는 셈이다. 대부분 요금도 택시보다 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택권이 소비자에게 주어진다. 택시는 여러 옵션의 하나일 뿐이다.

회사로부터 고객 픽업지시를 받은 운전자가 손님의 탑승을 거부하거나 불친절한 경우, 회사 차원의 벌점이 부과된다. 이 벌점이 일정 점수 이상 누적되면 퇴출돼 더 이상 서비스에 종사하지 못한다고 한다. 모든 운행기록이 남아 공유자동차는 빙빙 돌아간다든지 하는 등 바가지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른 효과도 많다. 차량공유서비스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렌터카를 편도만 이용할 때, 고객은 차량이동비용 50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불했었다. 그러나 지금 이러한 비용을 청구하는 렌터카 회사는 없다. 아무 곳이나 같은 회사 지점에 반납만 하면 된다. 이 비용을 고객에게 청구한다면 누가 렌터카를 빌리겠는가. 경쟁자인 우버 같은 공유차량서비스를 이용할 테니까. 이젠 택시도 수많은 경쟁자가 생긴 셈이니 서비스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게 되었다. 과거처럼 승차거부나 불친절은 꿈도 꾸지 못한다. 손님이 우버차를 부르면 되기 때문이다. 우버사가 첨단 전기차나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나섰다는 뉴스를 전하지 않아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새로운 사회변화의 하나일 따름이다.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아무 것도 달라질 수 없다. 시민의 만족도와 편익 향상이 크다면 당연히 도입해야한다. 말로만 “공유경제다, 혁신이다”를 외치지 말고 정치지도자들은 직을 걸고라도 리더십을 발휘해 해결 방법을 모색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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