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독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에 대해 해당 취재기자가 답하는 <지난 주 댓글에서> 코너를 시작합니다. 이번 댓글에는 성영숙 편집국장이 답했습니다.

 

지난주 본지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박현일 군의원 관련한 댓글이 꾀나 달렸다. 관련 기사가 아직 나가지 않은 상황임에도 지난 2일부터 별 연관성이 없는 전진선 군의원의 5분 발언 기사(1일자)에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박 의원 사건을 보도하지 않은 본지에 대해 “진실을 외면한 신문은 더 이상 양평에 발을 붙이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공공시설물인 미술관 카페에서 소란이 인 점을 들며 양평군 의원들 위상이 예천군 의원들처럼 깎이고 있다는 한탄도 있다. 또 “A의원이 7년이라는 임기 내내 연애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조용이 침묵만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이상하다”며 이를 문제 삼지 않는 양평언론들과 사회단체들을 비판했다.

우선, 공인의 사생활을 공적 업무와 연관 지은 부분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생각한다. 예천군 의원들이 문제가 된 것은 국민세금으로 간 해외연수가 관광일색인 것도 모자라 온갖 추태를 보인 때문이다. 본지 또한 양평군의원, 공무원, 이장, 지역만들기추진위원 대상의 해외연수 실태를 보도하며 제대로 된 프로그램과 사후보고서 제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해 왔다.(예천군의원들의 추태에만 관심이 쏠리면서 이런 알맹이는 빠졌고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지 못한 언론보도행태가 적절했는지 뒤돌아볼 일이다.) 이번 박 의원 사건은 예천군의원들과는 달리 공적 업무가 아닌 사생활(직위를 이용한 성추행이 아닌 점에서) 문제다. 공공장소에서 일어났다고 공공성을 띈다는 주장은 억지스럽다. 물론 박 의원의 도덕성이나 품위 문제는 있지만 의회가 논의를 하기도 전에 시급히 보도해야할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임기 내내 연애했다는 주장을 업무소홀로 바로 결론짓기도 정황 상 힘들다.

댓글의 상당 부분은 본지 보도의 공정성에 관한 의문이었다.

“시민의소리 진보색체인 건 모두 다 아는 사실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기사는 안 나옴서 자한당 기사는 대놓고 도배를 헌다”, “끝발이 있어 향후 찍힐까봐 선지? 군 보조금이 줄어들까봐 선지? 아님 조종자들의 뒷힘이 작용한 건지”라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진보색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오히려 송구하다. 개인적으로는 ‘정치인의 사생활’과 ‘정치인의 능력’은 분리해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경우 1994년 한 주간지가 커버스토리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숨겨진 딸 기사를 사진과 함께 게재했었다. 당시 한국일보 파리특파원이었던 한기봉 언론중재위원이 프랑스 최고 권위지인 르몽드를 비롯한 일간지에서 관련 기사를 찾을 수 없었고, 오히려 르몽드가 1면에 사생활을 폭로한 파파라치를 꾸짖는 사설을 게재해 놀랐다고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공인의 사생활을 엿보는데 열을 올리는 우리 언론의 관음증이나, 정치논쟁보다는 사생활 의혹에 열중하는 정치권의 볼썽사나운 모습이 양평에선 좀 걸러졌으면 한다.

군보조금이니 조정자의 뒷심이니 하는 말들은 사실이 아니니 대꾸할 가치를 못 느끼겠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지역에 떠도는 ‘미투’ 관련 보도 요청이 많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이런 보도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본지가 기사를 내는 기준은 ‘공익적 목적의 보도가치가 있는가’, ‘사생활 침해 우려는 없는가’,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지 않은가’ 그리고 ‘시급히 보도할 문제인가’ 등 언론보도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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