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신임 양평군 직장운동부 유도팀 코치

양평군은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사퇴한 조현철 전 직장운동부 유도부 코치의 후임으로 조준호(32) 코치를 선임했다.

조준호 코치는 2012 런던올림픽 8강전에서 유도사상 유례없는 판정 번복으로 탈락했지만 흔들리지 않는 투지로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획득해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 인물이다. 경기 후에 그가 보여준 의연함과 겸손함은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주며 그를 진정한 스타로 만들었다.

조 코치는 국가대표 은퇴 후 국가대표 여자선수단, 용인대학교 유도부 후배들을 양성하는 지도자의 길을 일찌감치 선택했다. 예능프로나 유투브 등에서 유도를 쉽고 재밌게 배우는 방법을 전하는 유도전도사, 작가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채성훈 감독은 “조준호 코치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연구하는 지도자”라며 “조 코치의 합류로 팀의 사기와 전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국내외 최고 실력의 유도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동계훈련을 하고 있는 물맑은양평체육관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조 코치를 만나 신년 포부와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3일 YTN 뉴스Q에 출연한 조 코치.

▲양평행을 택한 이유… 채성훈 감독님은 용인대학교 선배다. 1학년 때 4학년이었던 채 감독님은 카리스마 넘치는 주장이었고, 같은 방을 쓰기도 해 평소 친하게 지내는 사이다. 그는 동계훈련 유치, 재능기부 등 자신과 타인 모두 함께 공동의 번영을 누리게 한다는 유도의 ‘자타공영(自他共榮)’ 정신을 살려 지역과 상생을 실천하는 지도자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지난해 11월 채 감독님으로부터 코치 제의를 받았고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다.

▲양평 유도팀을 평가한다면… 진천선수촌에 들어갈 만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체급의 편차 없이 골고루 강한 전력을 갖췄다. 특히 단체전에서의 전력은 전국 최강이다. 팀워크가 좋아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그 어느 팀보다 높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지도스타일 평가… 채 감독님이 집안의 아버지라면 나는 엄마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 선수나 시스템뿐만 아니라 타 종목의 생리학 논문 등도 연구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을 분석해 소통하며 세세하게 코칭하기 때문에 팀원이 적은 팀에서 코칭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선수로서 메달을 획득했을 때보다 지도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때가 더욱 보람을 느낀다.

▲유투브 채널 ‘한판TV’는 어떻게 시작했는지… 어렸을 때 올림픽 메달리스트나 유명 선수들에게 배워보고 싶었다. 요즘은 1인 방송을 통해 그런 노하우를 전할 수 있어 동생과 함께 시작하게 됐다. 앞으로 양평 선수들과도 함께 촬영을 진행해 유도를 즐겁고 재밌게 하는 방법을 많이 알려줄 예정이다.

▲예능프로에서 논어 공부를 하는 모습이 나오던데… 인문학 공부를 하면서 논어 강좌도 듣게 됐다. 인문학이라는 것이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보니 운동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 대부분의 스포츠가 상대와의 대결이다. 선수들 개개인을 파악하고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인문학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독불장군처럼 내 방식을 강요하며 일방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코칭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영향을 받고 있다.

조준호 코치와 채성훈 감독은 용인대 선후배 사이다.

▲체육계 미투 운동, 성적 지상주의 등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나는 정규 수업을 모두 듣고 운동을 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는 기초교육을 무시한 채 운동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운동조차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 학창시절에는 교과 과정을 충실해야 제대로 된 인성을 갖출 수 있고 운동을 그만 둔 후의 삶을 설계할 수 있다.

▲런던올림픽은 어떤 의미… 인생을 완전히 바꾼 경기였다. 아무도 기억 못하는 금메달보다는 누군가 계속 기억해주는 동메달이 낫다. 누군가는 악몽이나 잊고 싶은 순간이지 않느냐고 묻지만 그 사건을 통해 크게 성장했다. 너무나 억울했지만 번복된 판정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빨리 받아들였다. 평생을 바쳐 준비했던 올림픽인데 분노하는데 내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았다. 패자부활전-동메달 결정전, 아직도 내게 두 게임이 남아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나머지 경기를 임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고맙고 소중하고 재밌었던 순간이다.

▲<잘 넘어지는 연습>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성공뿐인 삶 위에서는 멈추고 돌아볼 이유도, 다른 길을 생각해볼 여유도 없다. 하지만 실패라는 작은 돌부리에 걸리면 발밑을 살펴보게 되고, 또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미량의 향신료가 음식의 맛을 바꾸듯, 우리 인생에 약간의 실패는 필요하다. 유도는 잘 넘어지는 방법인 낙법이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기술인 종목이다. 낙법을 사용하면 다치지 않게 넘어지고 넘어진 후에도 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돼 안 넘어지려고 기를 쓰는 대신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운용할 수 있다. 낙법은 인생을 잘 사는 방법과도 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목표는… 진천선수촌에 들어갈 국가대표 선수 2~3명을 배출하고 단체전을 모두 석권하는 것이 목표다. 다문초와 용문중고 선수들도 지속적으로 학교 감독님들과 함께 지도해 유도의 풀뿌리부터 단단한 틀을 만들고 싶다. 양평을 유도의 도시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군민들의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조준호 코치는…

용인대학교 유도학과 학사

용인대학교 교육대학원 체육교육 석사

이탈리아월드컵유도대회 금메달(2010)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동메달(2011)

아시아선수권대회 동메달(2011)

런던 올림픽 남자 유도 국가대표 동메달(2012)

유러피언오픈 금메달(2013)

한국마사회(2013)

여자유도 국가대표팀 코치(2015)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유도 국가대표팀 코치(2016)

용인대학교 유도팀 코치(2017~2018)

MBC 유도 해설위원(2016~)

You Tube 채널- ‘조준호 조준현의 한판TV’(2018~)

양평군청 직장운동부 유도팀 코치 (2019~)

<저서>

잘 넘어지는 연습 , 생각정원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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