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주로 사용하는 상품 광고에서는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최근 이런 ‘여성스럽다’라는 말에 불편해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아무 문제없이(?) 사용하던 이런 말이 불편해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이 높아졌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사전적으로 여성스럽다는 ‘언행이나 모습이 여성과 같은 느낌이나 요소가 있다’라는 의미다.

그래서 섬세하다, 약하다, 부드럽다는 행동 특성에 이 말을 연결해 사용한다. 심지어 핑크색은 여성스러운 색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특성은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차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성향에 해당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섬세하다는 말은 여성만의 특성이 아니라 남성이나 여성의 성적 구분과 상관없이 개인이 갖는 특성에 해당한다. 남성도 얼마든지 섬세할 수 있는데, 이를 마치 여성의 특성인 것처럼, 그래서 여성은 섬세해야 하고 부드럽고 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물학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그 생물학적인 차이를 여성과 남성의 고착화된 이미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여성스럽다’는 표현은 여성 고유의 특징이 아닌 개인적 성향에 해당하는 것을 마치 여성의 특징인 것처럼 왜곡한다.

그래서 이 말은 성차별적인 단어이며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낳는다. ‘여성이니까 이래야 한다’, ‘여자가 저러면 안 된다’는 표현과 잘못된 인식 또한 여기서 발생한다. 말은 의사소통의 수단임과 동시에 그 사회의 인권을 측정하는 중요한 기준임을 명심하자.

-최형규 서종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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