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걸 발행인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그렇게 뜨거운 사람이었더냐?”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때마다 생각나는 시구입니다.

선뜻 자신 있는 대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벌써 새해라니. 속도에 적응력이 떨어진 '호모 아날로구스'로서 쉽게 세월의 흐름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역사는 2018년을 국가적으로 큰 변화의 전기를 맞이한 해라고 기억할 것이고, 양평 또한 그 못지않은 기회를 가진 해로 기록 될 것입니다. 일촉즉발의 남북문제를 화해분위기로 전환시키고 그동안 누적돼있던 폐단을 도려내는 국가적 과제를 시행한 해로, 또 양평은 군 행정수장이 교체돼 구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입니다.

소위 촛불의 힘으로 지방정권을 잡은 새로운 군수에게 기대했던 변화를 체감하기는 그 속도가 매우 더뎌 조급증이 나지만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시민사회는 한 뼘 성장해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문화, 교육, 자치 등 각 분야에서 주민들이 행정을 끌고 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간의 숨은 노력이 맺은 결실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기해년 새해에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예행연습은 끝났습니다. 우선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부끄러운 지방적폐를 도려내는 큰 숙제를 하나하나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최저 출생률과 노령화사회에 깊숙이 들어온 양평이 소멸도시로 분류된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는 지자체 간 인구유입 전쟁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희망이 없는 사회는 떠나는 것이고, 희망이 보이면 모여 드는 게 세상 이치입니다.

희망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그 꿈이 이뤄지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가져야 그 사회가 유지, 발전되는 것입니다. 관리 중심에서 창조 중심 행정으로 빠르게 전환해 희망을 공유하는 것이 이번 민선 7기의 가장 큰 과제입니다.

경제상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동안 지역경제를 떠받들고 있던 농업과 부동산개발 위주의 성장이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전망과 군부대 이전에 따른 소비시장 위축은 새로운 성장동력 없이 지역사회가 존속되지 못한다는 절박한 숙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를 군수와 공직자의 몫으로 돌릴 일도 아닙니다. 양평의 주인인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설득해가야 하는 일입니다.

공직사회는 열린 자세로 시민사회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 창구를 다양화해서 주민참여 기회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양평시민의소리 신문이 창간된 지 올해로 8년째를 맞이했습니다. 새해는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사회의 성장을 돕고 민‧관이 협력하고 소통하는 길을 넓히는 일에 힘을 기울여 가겠습니다.

또한 지역 언론의 본분과 원칙을 다시금 상기하고 매진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독자, 주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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