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군의회 첫 군정질문서 29건 물었지만
동문서답․모른다 답변 다수 나와

의원들 “인사 앞뒀지만 너무해”

양평군 8대 군의회가 17~19일 3일간 진행한 첫 번째 군정질문을 마쳤다. 6명의 의원이 3일간 군수를 비롯한 부서장들에게 29건의 질문을 하는 내내 본회의장은 더없이 심심했다. 의원들의 질문에 특별한 것은 없었고, 간혹 날카로운 질문이 나와도 “잘 모르는 부분이니 차후 자료를 제출하겠다” “심도있게 검토 후 방침을 마련해 보겠다”는 틀에 박힌 답변만 나왔다.

군정질문은 행정사무감사와 함께 집행부를 견제․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시간이다. 사실 군정질문은 회기 중 어느 때나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지자체 의회는 시기를 정해 연간 1회만 실시하고 있다. 특별한 사안이 있을 시 군정의 취지와 방향을 묻고 잘못된 부분을 상시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군정질문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3일간 진행된 답답했던 군정질문을 의원 별로 정리했다.

◆ 송요찬 “기간제 정규직 전환, 선거 앞둔 선심성”

17일 첫 질문자로 나선 송 의원의 질문은 기간제근로자 정규직 전환과 관려된 내용이었다.

양평군은 지난해 정부의 방침에 따라 598명의 기간제근로자를 대상으로 심사해 올해 1월 202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현재는 4명이 계약을 포기해 모두 198명이 근무 중이다.

송 의원은 “타 시군에 비해 양평군의 정규직전환 인원이 과도하게 많다. 6․13 지방선거를 의식해 진행한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전영호 총무담당관은 “타 시군은 시설공단 근로자가 많아 2단계 전환대상자가 많지만 양평군은 직영이 많다보니 1단계에서 전환이 많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두 번째 질문은 농촌지역 시범사업의 중복에 따른 예산낭비, 일부 소수농가에 대한 보조 집중 등을 물었다.

삼선인 송 의원은 첫날 두 가지 질문으로 끝냈다. 지난 본예산 심의에 이어 이번에도 최대한 말수를 줄였는데, 초선의원에게 최대한 기회를 준다는 입장이지만, 의원 본연의 임무를 방기한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다.

◆ 이혜원 “왜 진단은 않고 계획만 하냐”

이혜원 의원은 지난 2019년 본예산 심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군정질문의 초점도 사업에 대한 평가와 주민의견 내용 등 기본적인 질문부터 던졌다.

첫날인 17일 정동균 군수를 답변석에 세운 이 의원은 “찬반 여론이 팽배한 사안이다. 화상경마장 조건부 동의 철회를 하기 전 어떤 검토를 진행했나, 화상경마장을 대신할 지역경제활성화 대책은 있나”를 물었다.

정 군수는 “조건부 동의를 철회하며 지역 갈등을 부추긴 것은 죄송하다. 하지만 군수의 빠른 결정이 갈등을 무마하는 최선이라는 생각이었다”며 “경제활성화는 콘텐츠에 달렸다. 주요 관광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윤순옥 의원의 양평공사에 대한 보충질의에서도 이 의원은 “공사의 도시개발 사업은 첫 단추가 중요하다. 반드시 타당성 검토가 필요한데 어떤 검토과정이 있었냐”고 묻자 정 군수는 “물론 실패할 가능성도 있지만 부채를 탕감할 여력이 없는 공사로서는 수익사업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재차 “어떤 검토가 있었냐”고 따졌지만 정 군수는 이에 대한 답변을 끝내 하지 못했다.

◆ 전진선 “난개발 막을 행정서비스 지역 설정 필요”

다양한 분야에 대하 6건의 질문을 던진 전 의원은 질문에 대한 대안제시가 돋보였다. 17일 개발행위에 따른 행정서비스 지역 설정 제안은 진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전 의원은 “산지에 주택을 짓는 경우 전기, 수도, 하수처리 등 행정서비스 지원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토지를 구매하는 단계에서부터 행정서비스가 어렵다는 점을 인식시켜 현재 행정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분별한 산지 난개발을 막고, 예산도 줄인다는 취지다.

민선7기 들어서 진행한 인사에 대한 과감한 지적도 나왔다. 전 의원은 “양평군에도 최순실이 있다는 얘기가 있다. 또한 정치세력화라는 오명이 있던 양평군체육회에 새로 임명된 사무국장 또한 정 군수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여러 안 좋은 소문이 많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이 ‘양평의 최순실’로 언급한 사람은 정 군수 지방선거 당시 캠프에서 일한 뒤 현재 별정직 정책비서관으로 근무 중인 이아무씨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 내부에서 이 비서에 대해 ‘안하무인으로 행동한다’는 불만이 자자한 상황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신임 체육회 사무국장 또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보은인사’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 군수는 “민주당이 처음 정권을 잡으면서 공직자와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며 “신임 체육회 사무국장은 안 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로 스포츠인으로, 체육회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 박현일 “은혜재단 정상화, 일진아스콘 대책 마련”

본예산 심의에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않아 빈축을 샀던 박 의원은 7가지 군정질문을 던졌다. 은혜재단, 일진아스콘, 독일타운, 세미원, 주차장, 양강플랫폼사업 등 지역현안을 구체적으로 물었지만, 이전에 비해 집행부를 집중 추궁하는 모습은 부족했다. 같은 당 출신 군수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의 은혜재단 정상화와 대책에 대한 질문에 정 군수는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공직자의 잘못된 행정 처리도 확인됐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군이 개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요구하거나, 문제의 핵심인 최아무 은혜의집 원장에 대한 해임요구 등을 강도 높게 요구할 수도 있었지만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일진아스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도 관할이라 군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정 군수의 말에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기업과 주민간 화합에 노력해달라는 주문으로 끝냈다.

주차장 확보의 필요성과 양강섬플랫폼 사업에 대해서도 집행부의 설명에 대해 별다른 지적은 나오지 않았다.

◆ 황선호 “도시개발에 만전”

황선호 의원은 도시개발이나 도시계획도로 등에 집중했는데, 의외로 몽양기념관 문제도 거론했다.

황 의원은 도시개발과 도시계획도로 등의 현황과 향후 계획을 확인하는데 그친 반면 몽양기념관과 관련해서는 따져 묻는 모습을 보였다.

황 의원은 이전 몽양기념관 위탁업체인 몽양기념사업회에 대해 “지역주민과 상생과 협력이 부족해 말이 많았고, 보조금도 투명하지 않게 집행해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군수는 “이전 기념사업회를 내쫓기 위해 행정이 과도하게 작용했다. 개인적으로는 전문성을 갖춘 단체에 민간위탁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담당부서에서 소송 이후로 하겠다는 의견이 있어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 윤순옥 “친환경농업 발전에 적극 지원”

농업인 출신인 윤 의원은 양평공사를 비롯한 농업과 관련된 질문만 던졌다. 친환경농업인 현황, 농산물유통 현황, 농업종합분석센터 등과 관련된 문제에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양평 친환경농업 발전을 위한 지원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윤 의원은 “현재 양평군 농어촌공사가 소유한 토지가 많은데 이중 20%만 임대를 주고 나머지는 놀리고 있다. 친환경농업에 임대가 불가하다고 하는데, 기관 간 협력해 놀리는 토지를 청년농업인 등에게 임대해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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