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15일 장외발매소 추가모집 공고 발표
유치추진위원회 발족… 지역갈등 깊어질 듯

반대 대책위 1117명 반대서명 받아

한국마사회가 지난 15일 경기도 지역 한정으로 장외발매소 추가 공개모집 공고를 내면서 용문면 화상경마장 유치에 불씨를 이어갔지만, 정동균 군수가 “사업동의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 불씨를 조기 진압했다.

장외발매소 유치를 추진하는 일부 주민들이 용문승마공원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구성하고 지난 20일 용문역 앞에서 출정식을 열었지만 대표단은 얼굴조차 보이지 않은 채 자신들의 입장만 발표하고 끝냈다.

양평화상경마장반대 주민대책위원회는 학부모를 중심으로 22일 현재 1117명 반대서명을 받았고,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위원회도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달 말 장외발매소 모집 공고에 이어 지난 15일에 추가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장외발매소 공개 모집 공고를 냈다. 지난달 30일 장외발매소 모집을 마감한 후 보름 만에 다시 공고를 낸 것이다. 이번 공고가 이전과는 달리 경기도 지역으로 한정한 점을 미뤄보면 용문면을 겨냥한 공고일 가능성이 크다.

용문승마공원 추진위원회가 지난 20일 용문역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있다.

마사회의 공고와 함께 용문면 일부 주민들은 ‘용문승마공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장외발매소 찬성 서명과 함께 용문장날이던 지난 20일 용문역 앞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출정식 트럭무대에 오른 추진위 위원은 문영선 부위원장 겸 대변인과 김경태 사무국장 등 2명이 전부였다. 추진위 위원장 등의 정식 소개나 인사말은 없었다.

20여분 간 진행한 이날 출정식에는 추진위원으로 보이는 20여명이 유치 찬성 푯말을 든 채 트럭무대 앞에 섰고, 김 사무국장은 유치를 찬성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김 국장은 장외발매소 유치 이유로 ▲양평군 세수입 증대 ▲관광객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KTX 용문역 정차 등을 주장했다.

김 국장은 “지역의 반대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알고 이를 인정한다. 우리는 이분들과 결코 싸우지 않겠다”며 “우리는 매국노도 아니고 이권에 개입하지도 않겠다. 죽어가는 용문의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마사회의 모집 공고와 추진위 구성 등으로 용문 장외발매소 유치가 힘을 받는 형국이었지만 정동균 군수의 단호한 ‘부동의’ 선언으로 더 이상의 진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업 신청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자체장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 군수는 지난 17일 양평경실련 후원의 밤 행사장과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외발매소는 청정한 양평, 친환경농업특구 양평과 전혀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며 “추진단이 주민 서명을 받아오더라도 동의할 생각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추진단 발족에 앞서 용문지역 학부모 및 양평 21개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양평 화상경마도박장반대 주민대책위원회도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현재 1117명의 반대서명을 받았고, 단체 및 학교 차원의 반대 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양평의 아이들이 몰라도 되는 일이기를" 다문초등학교는 아이들이 게임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캠페인을 벌여왔다. 지난 21일 캠페인은 도박중독 예방까지 내용을 확대해 진행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용문지역 현수막 게시에 이어 반대서명도 1000명을 넘게 받았다”며 “유치단이 구성됐다는 이야기에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대책위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이번뿐 아니라 이후에도 절대 화상경마도박장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주민들과 연대해 반대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위원회도 지난 21일 반대 성명서를 발표해 장외발매소 유치 반대대열에 동참했다. 민주당은 성명서에서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인구 2만명은 꿈의 숫자로만 보였던 용문이었지만 도시의 찌든 삶을 접고 생태와 환경과 교육을 위해 이주한 젊은 부부들로 활력을 불어 넣기 시작했다”며 “그 아이들이 청년으로 자리매김 하려는 시점에서 청년을 내몰고 유령의 도시로 바꾸는 장외마권발매소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찬성 추진단과 반대 대책위가 각각 서명활동을 펼치는 가운데 오는 30일까지 신청마감인 용문 장외발매소 신청이 어떻게 결론 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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