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세 나쓰코·마쓰오카 고다이·야하기 다몬 지음, 정영희 옮김, 남해의 봄날(2018)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대형 서점들과 각종 매체들에서는 ‘올해의 책’을 선정합니다. 그 해에 독자들에게 가장 주목 받은 책, ‘올해의 책!’ 보통은 가장 많이 팔린 책들이 선정되기 일쑤라 선정되지 못한 수많은 책들을 생각하면 씁쓸할 뿐입니다.

많은 출판사에서 수없이 많이 만들어낸,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한 수많은 책들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도 못하고 독자들의 기억 속에서 밀려나 창고 속에서 깊은 잠을 자게 됩니다. 책도 자본주의 시장의 상품이라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독자가 주문하고 책을 받는데 평균 수개월이 걸리는 책을 만들어내는 출판사. 주문을 받으면 직접 종이를 만들고, 수작업으로 한 장씩 실크스크린 인쇄를 하고, 손으로 한 권씩 제본을 해 책 한권을 완성시키는 출판사가 있습니다. 바로 인도의 ‘타라북스’입니다.

팔리지 않는 책의 손실을 메꾸려 가능한 더 많은 종류의 새 책을, 쉽게 싫증을 느끼는 독자들의 구미에 맞는 새로운 책을, 내용과 의미와 존재 가치를 떠나 팔릴 만한 책만을 생산하려는 출판 환경에서 정반대의 길을 걷는 출판사입니다.

‘스스로 작게 존재하는 방식’을 택한 출판사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책, 《우리는 작게 존재합니다》에 우리의 ‘오래된 미래’가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 용문산동네서점 ‘산책하는 고래’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