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27만5천명·특산품 판매 9억4천만원 큰 소득

축제 목표 없고 준비 미흡으로 돌아간 관광객 속출 

 

▲ 김선교군수를 비롯한 내빈들이 축제 개막식날 비빔밥 400인분을 직접 관광객들에게 나눠주며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개최된 ‘제4회 양평 산나물 한우 축제’(이하 산나물축제)는 관광객 27만5000명(주최측 추산)과 36개국 외교사절단이 다녀갈 정도로 대단한 성과를 거두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산나물과 한우를 비롯한 특산품 판매로 9억4000여만원의 실적과 55억원으로 추산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이번 축제가 얼마만큼 성공적이었나를 잘 보여준다.
  

▲ 12개 읍·면에서 자체적으로 운영중인 산나물 판매부스. 축제기간 동안 산나물 판매액은 2억4500만원이 넘는다.

▲ 36개국 외교사절단도 축제에 참여해 양평의 친환경 산나물과 양평한우를 맛보고 연신 '원더풀!!'하고 감탄을 터트렸다.

  

방문객

판매실적

작년 비교 증가량

본행사장

용문역

본행사장

용문역

인원

판매액

275000

187500

87500

939

589

350

152000

460

          <제4회 양평 산나물 한우 축제 성과표 단위 : 명/백만원>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성공 뒤에 전국적인 축제로서 자리잡기엔 아직도 적지 않은 문제점들을 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광객의 입장에서 이번 산나물 축제의 문제점들을 하나씩 들춰봄으로써 양평의 대표축제인 ‘양평 산나물 한우 축제’가 한국의 대표적인 축제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 '양평 산나물 한우축제'기간 내내 전국 각지에서 관광버스가 몰려올만큼 인기있는 축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목표없는 ‘양평 산나물 한우 축제’

보통 어떤 사업을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목표가 바로 서지 않으면 그 사업의 폭풍 속에 표류하는 배처럼 휩쓸려 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산나물 축제도 마찬가지다. ‘양평 산나물 한우 축제’라는 화려한 제목만 있을 뿐 그 어디서도 축제의 목표를 찾아 볼 수가 없다. 행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그냥 치러야 하는 연례 사업이 아니라 뚜렷한 목표 설정을 통해 일을 추진해 나갈 때 더욱 힘도 나고 함께 일을 해 나가는 사람들 간에도 일관된 흐름 속에 사업을 진행해 나갈 수 있다.

지난 4월 19일 축제에 대한 주민설명회에 배포된 행사세부추진계획에도 이번 산나물 축제의 목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산나물 축제에 사용된 ‘당신의 건강, 산나물로 처방하세요’라는 슬로건은 작년 축제 슬로건과 동일하다. 하지만 과연 축제를 즐겼던 관광객이나 축제추진위원들의 머릿속에 이 슬로건이 얼마나 각인되어 있었을까?

행사장 체험부스는 어디에?

이번 산나물 축제에 참여한 행사부스는 모두 202개. 이중 체험부스는 17개 팀이 신청하여 최종적으로 15개 팀이 선정됐다. 하지만 이 체험부스는 전체 축제행사장에서 비교적 떨어진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행사장을 꼼꼼히 챙겨보지 않은 관광객들은 이런 부스가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스쳐 지나쳤다.

체험부스를 운영했던 한 주민은 “부스 신청을 하고 나서 첫모임부터 군청직원의 고압적인 태도와 협의가 아닌 일방적인 지시와 하기 싫으면 말라는 식의 안하무인에 화가 많이 났다”며 “막상 축제 첫날 관광객은 몰려왔지만 체험부스까지 올라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결국 체험을 위해 준비한 재료들도 대부분 소진하지 못해 큰 손해만 봤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이 주민은 다음에는 절대로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치를 떨었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과 김승건 축제팀장은 “결국 관광객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은 부스를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달려 있다. 체험부스 장소도 용문산을 오르는 길목이기에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어떤 부스는 체험객들이 몰려 축제기간 내내 정신없이 바빴다”고 반박했다.

용문역 행사장에는 산나물이 없다?

 

▲ 지난해와 달리 용문역에도 만들어진 축제행사 부스들. 하지만 정작 산나물을 판매하는 부스는 보이지 않는다.
올해 축제는 용문산 관광지 뿐만 아니라 용문역 일대에서도 확대·분리운영을 했다. 하지만 용문역 행사장은 온통 먹거리 부스만 있을 뿐 산나물 판매 부스는 없었다.

지하철을 이용해 행사장은 찾은 한 관광객은 “산나물 축제라고 해서 찾아왔는데 산나물 축제에 산나물이 없네요?”라며 의아해 했다.

또한 용문역에서 버스를 이용해 본 행사장을 찾아 가는 것도 쉽지 만은 않았다. 용문역을 나와서 바로 있는 버스정류장에는 용문산 관광지로 가는 버스가 없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야 해당버스를 탈 수 있었다. 관광객이 몰린 주말에는 버스 이용객이 너무 몰려 무척 혼잡했고 가는 길도 많이 밀려 1시간을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에서 갇혀 있어야 했다.

축제 홈페이지는 살펴 보셨나요?

 

▲ 양평 산나물 한우축제 카페 대문. 여타 도시의 축제와는 달리 산나물 축제는 전용 홈페이지조차 없다.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이번 축제를 검색하면 두 개의 사이트가 나오는데 하나는 양평군에서 운영 중인 양평문화관광 사이트(http://tour.yp21.net/)내에 축제 소개 페이지가 나오고 또 하나는 이번 축제에 대비해 만든 카페(http://cafe.daum.net/ypsannamul)사이트가 나온다.

여주에서 열리고 있는 도자기 축제 홈페이지(http://www.yeojuceramic.com/)와 비교해 보면 이 두 사이트는 참으로 초라해 보인다.

물론 이번 축제에 27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린 건 축제홍보가 잘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승건 축제팀장은 경기도관광공사, 경기문화재단,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하여 연계 홍보를 하였고 지상파 TV를 통해서도 지속적인 홍보를 한 효과가 컸다고 한다. 하지만 산나물 축제 자체 홈페이지 하나 없이 한국의 대표적인 축제라고 소개할 수 있을까? 

“왜 지랄하고 계십니까?” 

이번 산나물 축제를 마치고 체험부스를 운영했던 한 주민은 경찰서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 내용은 행사장에서 차량을 통제하던 한 해병대 전우회 봉사자가 체험부스 운영을 위해 준비물을 나르기 위한 차량을 막고 그 운전자에게 심한 모욕과 욕설을 했다는 것이다. 이 주민은 진정서에서 “차량통제가 원칙이라 해서 주차장에 차를 대고 힘들게 물건을 날랐는데 막상 다른 차들은 행사장까지 들어오길래 차량통제를 하고 있는 해병대 전우회 봉사자에게 따졌더니 ‘이 여자 말이 너무 많은 게 미친거 아니야?’ ‘나이도 어린여자가 성질도 더럽네’ 등의 모욕적인 언사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 주민의 진술서에서 밝힌 내용이 사실이라면 가히 충격적이다. 만일 이런 일이 행사 기간 내내 일어났다면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은 이번 축제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을까? 

늘어진 차량, 중도에 돌아간 관광객 속출 

▲ 축제가 한창인 12일 행사장으로 가는 길. 5㎞의 거리를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임시 주차장까지 갈 수 있었다. 이에 중도에 돌려 나가는 차들이 속출했다.
축제날 중 인원이 가장 많이 몰린 지난 12일 토요일 12시경에 차를 몰고 행사장을 찾았다. 평소라면 용문역에서 15분 거리도 안 되는 그 길이 행사장에서 5㎞이전부터 꽉 막혀 임시 주차장까지 가는 데만 1시간이 걸렸다.

또한 임시 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도 2㎞ 정도 떨어져 있어 아이들과 노모가 함께 온 관광객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차량을 통제하고 있는 봉사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더운 날씨에 아이들과 함께 행사장까지 걸어 간 한 관광객은 “주차장을 마련하려면 좀 가까운데다 하지 왜 이렇게 먼 곳에다 해서 불편을 겪게 하는지 모르겠다. 혼자 왔다면 진작에 돌아갔을 것”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주변 여건상 어쩔 수 없이 먼 거리에 주차장을 마련했다는 김승건 축제팀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축제에는 으레 차가 막히고 주차 공간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실제 차가 많이 밀린 이유가 차량 통제에 나선 봉사자들이 원활하게 차량을 통제하지 못하고 관광객과 계속 실랑이를 벌여 차들이 진행을 못했던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봉사자들에 대한 사전 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다.

앞서 축제의 문제들을 살펴보았지만 분명 이번 축제는 많은 성과도 남겼다. 김승건 팀장은 이번 축제를 마친 후 전문기관에 의뢰해 축제 평가를 내리고, 축제 카페를 통해서 후기를 공모하는 등 더욱 발전된 축제를 만들기 위해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산나물 축제는 끝났다. 그리고 그 뒤에 남은 건 이 축제를 어떻게 한국의 대표적인 축제로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과제다. 잘못된 점을 하나씩 고쳐나가고 잘한 부분은 더욱 발전시켜가야 한다는 입바른 소리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행사를 만들어 가는 주체들의 스스로에 대한 냉철한 평가일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양평 시민들의 축제에 대한 주인의식과 자발적인 참여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