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준 신한금융투자 영업부 부지점장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인 파월의 한마디는 위력이 대단했다.

올 들어 미국은 기준금리를 3번 올렸지만, 미국 경기 호황 상황을 감안할 때 금리를 꾸준히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금융시장을 패닉 상태로 인도했다. 10년 전 발생한 리먼사태 이후, 가장 혼돈스러운 한 달이 지난 10월 신흥국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어떻게 남의 나라 은행 수장의 이야기가 이토록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금융시장을 타격하게 된 것일까?

그 핵심에는 ‘레버리지’가 놓여 있다. 흔히 지렛대 효과라고 이야기하지만, 금융에서의 레버리지는 ‘차입을 통한 투자’라는 개념을 담고 있다. 즉, 투자를 하는데 있어서 자기 돈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은행을 비롯한 남의 돈을 끌어당겨 투자를 한다는 이야기다. 차입금은 언제나 일정수준의 비용(이자)이 발생하게 되고, 차입 자금들은 이자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특성이 10월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의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보통 경기가 좋기 때문에 이뤄지는 경제 운영이다. 미국의 경기가 지속적으로 호황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간 것이고 앞으로도 올라갈 것이라는 점은 이번 10월 전 세계에 확인됐다.

그러나 실제 문제는 미국이 아닌, 미국 이외의 국가 특히나 한국의 상황이다. 미국의 이러한 지속적 금리인상은 한국에서도 영향을 미쳐 금리를 올리게 만들 것이다. 한국보다 안전한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채권 이자율이 한국보다 월등히 높은 현실이 지속되면 한국에 투자한 외국 자금들이 그대로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 증시 중 한국 증시가 낙폭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상황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금리가 미국을 따라 올라가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은 위험이 커지게 될 확률이 높다. 부동산 시장이 먼저 흔들릴 수 있고, 부동산 가격마저 하락하게 되면 부동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가계 부채가 본격적으로 한국은행들의 부실을 몰고 올 수 있기에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이런 사태가 오기 전에 충분히 금리를 인상시켜 놓고, 위기가 오게 될 경우 금리를 낮추는 전술을 폈어야 했는데, 이미 그 타이밍을 상당히 놓친 게 아닌가 싶다.

양평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이야기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겠다. 국제 금리 동향이 어떻게 돌아가든 내 삶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러나 실상 이 부분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는 과거 IMF사태를 통해서 그 점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세계가 금융을 통해 하나로 묶여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바로 이점이 우리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은 매우 일반적이다.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금융 위기와 변동성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현재의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에 편입하려는 시도보다는 지역의 내수경제를 만들어 어떠한 외풍에도 견딜 수 있는 지역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 최근 경기도에서 지역화폐를 만들어 사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양평에서도 지역화폐 업무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실현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면밀한 고민과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시기다.

무엇보다, 돈이 더 많이 돌 수 있도록 지역화폐를 디자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계경기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지역민들은 꾸준히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수준의 경제규모를 만들어야 하고, 그것은 통화의 회전수를 올리는 것으로 도모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앞에 등장할 지역화폐는 그런 점에서 지역경제에 확실한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군에서는 이 부분을 등 떠밀려 하기보다는 직접 앞장서서 주도해 나감으로 전국에서 가장 앞선 지역화폐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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