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는 땅 출입 막고 막말 퍼부어

지역의 한 레미콘업체가 석산 개발을 위해 사들인 가현리 산 37번지 일원을 철조망으로 둘러쳐 산 내부에 타인이 소유하고 있는 농경지 출입을 막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 지난 2월 산 진입로에 세워진 철조망과 철문. 지역의 한 레미콘회사는 가현리 산37번지 일대에 토석채취사업계획을 세우고 철조망을 둘러 산의 출입을 막고 있다.
이 레미콘업체는 지난 2008년 가현리 산 37번지 면적 8만3038㎡(2만5119평)에서 약 111만㎥에 달하는 토석채취 사업을 추진해오다 회사 사정으로 중단한 뒤 올해 2월부터 다시 주민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석산개발 부지 내의 산 236번지 368평의 전답을 소유하고 있는 ㄱ씨가 땅을 팔지 않자 지난 2월부터 산 진입로와 ㄱ씨 땅 주변을 철조망으로 둘러쳐 농사는커녕 출입 자체를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 땅의 소유자로부터 관리를 위임받은 양모씨에 따르면 “지난 2월경 진입로에 철조망을 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완전히 산을 철조망으로 둘러싸 출입을 막고, 지난 5월초에는 땅 주위에도 철조망을 둘러 밭에 심어놓은 고추, 상추 농사를 완전히 망치게 생겼다”며 원망했다.

진입로 쪽 철조망에는 ‘개인사유지라 출입을 금한다’라는 안내문과 연락처가 기재되어 있는데 이 전화번호는 토석채취 사업을 추진 중인 레미콘회사 영업이사의 연락처였다.

이 영업이사는 “농사일로 오시는 분들이 전화를 주면 우리가 바로 문을 열어 드리겠다. 곧 토석채취를 해야 하기 때문에 철조망을 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달라”며 “현재 도청에 토석채취 허가서를 제출했고 곧 허가가 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청 산림과에 확인한 결과 이 말은 곧 거짓으로 드러났다. 도청 산림과 담당자는 “최근 양평지역에서 토석채취와 관련해서 어떠한 허가서도 들어온 것이 없다. 요즘은 토석채취 허가기준이 강화되어서 웬만해서는 허가가 나기도 어렵다”고 답했다.

▲ 이 구거(농사에 사용되는 물길)는 군소유지로 개인이 철조망 등으로 가로막을 수 없게 되어 있지만 이 레미콘회사측은 버젓이 가로 막고 있다.
또한 ‘농사일로 출입하는 경우 개방하겠다’고 한 말도 결국 빈말인 것으로 확인됐다. 5월초 농사일로 진입을 시도 하던 양모씨는 관리인이라 말하는 사람에게 결국 출입을 제지당했다. 이 관리인은 개인 사유지 불법침입이라며 경찰에 신고를 하겠다고 양씨를 협박했고, 이에 실랑이를 벌이던 양씨는 앓고 있는 지병 때문에 그 자리에서 쓰러졌지만 관리자는 양씨를 방치한 채 사라졌다. 충격을 받은 양씨는 이 사건 이후 결국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영업이사는 “기자면 기자답게 공무원이나 정치인들 뒷조사나 하지 왜 개인회사의 일에 감놓아라, 배놓아라 하느냐?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며 언성을 높이고 “그 땅에 직접 가봐라, 그게 농사를 짓는 거냐? 땅 주인도 아닌 놈이 왜 이런 분란을 일으키느냐?” 등의 욕설을 막 퍼부었다.

이 레미콘 회사의 철조망 설치에 대해 산림경영소 담당자는 “현장을 가서 직접 조사해 보고 불법의 소지가 있으면 시정명령을 내리겠다. 철저히 살펴보고 주민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양평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이런 경우 농업행위에 대한 방해가 인정되어 영업방해죄가 성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다시금 토석채취를 추진하고 있는 이 레미콘회사에 대해 가현리 마을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긴급히 구성하고 토석채취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지난 3월 군청에도 진정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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