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용 트랙터의 개인 독점 사용에 서종 주민들 분노 폭발

서종면의 한 동네에서 마을 공용트랙터를 4년 동안 한 개인이 독점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 문제의 마을 공용 트랙터. 이 장비 관리자인 ㅇ씨 집근처에 주차된 채 방치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이 사건의 전말을 살펴보면, 마을별로 배정된 물부담금을 3000만원 가량의 트랙터로 받기로 한 이 동네는 당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수도작목반’ 앞으로 트랙터를 받았고, 당시 수도작목반 총무인 ㅇ씨에게 관리를 맡겼다.

 트랙터 관리를 맡은 ㅇ씨는 이 장비에 필요한 보조기기들을 작목반 공용금 200만원을 들여 구입한 뒤 마을 공용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독점 사용해 왔다.

 때문에 동네주민들은 공용 트랙터를 필요한 때에 제대로 사용할 수가 없었다. 장비관리를 하고 있는 ㅇ씨가 늘상 열쇠를 들고 다녀 정작 필요할 때는 쓸 수 없었고, 또 겨울에 내린 눈치우기나 마을 길 다듬기 등의 일에 지금껏 단 한차례 트랙터를 가동했을 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올해 새로 이장으로 뽑힌 ㅊ씨는 지난 1월 말 ㅇ씨 및 마을 지도자 몇 명과 함께 트랙터 사용에 대해 마을 공용 일이든, 주민 개인의 일이든 일정한 사용료를 내고 운영키로 합의하고 트랙터 관리자에게도 공용 트랙터 사용에 좀 더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자 마을 이장은 3월 말에 다시 한번 마을 지도자들과 ㅇ씨를 불러 회의를 하려 했지만 당사자는 회의에 불참했고 수도작목반 반장으로부터 “왜 작목반 앞으로 받은 트랙터에 대해 마을에서 감 놓아라 배놓아라 하느냐. 새로 이장이 됐다고 유세하는 거냐”는 불쾌한 말을 들었다.

 마을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이 일은 급기야 서종면장에게까지 전해졌고 면장이 직접 마을을 찾아 원만하게 잘 해결해주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지만 상황은 아직도 그대로다.

 이에 마을이장은 “이런 일이 외부에까지 알려지게 되어서 너무 부끄럽고 안타깝다. 트랙터 관리를 누가 하든 간에 마을 공용 장비로써 제 기능을 다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현재 ㅇ씨는 그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ㅇ씨는 자신의 농사일에만 트랙터를 쓰고 있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트랙터를 방치하고 있다. 게다가 이 농기계 앞으로 나오는 면세유도 자신이 다 받아쓰고 있는데 참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마을이장은 이어 “만약 트랙터를 관리하는 일이 힘들다면 하루 빨리 열쇠와 트랙터를 반납하길 바라고, 그렇지 않다면 마을을 위해 트랙터를 잘 사용해 주길 거듭 당부한다”며 “이번 일로 인해 마을에 더 이상의 분란이 초래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트랙터를 관리 중인 ㅇ씨는 “나도 그동안 할 만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에서 이런 불만이 나온다면 트랙터 관리권을 마을로 넘기겠다. 하지만 처음 트랙터를 가져올 때 작목반 공용금에서 쓴 200만원을 마을에서 부담해 준다는 조건으로 반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마을주민은 “지난 4년간 혼자 독점하다시피 트랙터를 사용해놓고 당시 200만원을 주고 구입한 부속기기 값을 그대로 달라는 ㅇ씨의 말은 정말 어이가 없다. 4년간 쓴 중고를 새 기계 가격으로 팔아먹겠다는 심보 아니냐”며 어이없어 했다.

 이 웃지 못할 사건과는 달리 인근 한 마을에서는 공용 트랙터를 이장의 관리 하에 사용요금을 책정,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랙터 운전이 가능한 사람이 사용할 경우 기름값 자부담, 그렇지 않을 경우 하루 사용료 10만원, 반나절 5만원의 가격을 명확히 고시해 놓았고, 눈이 올 경우와 마을 길 정리 등 공동의 일에도 항상 이 트랙터가 사용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서종면 담당자는 “개인이 공용트랙터를 전용할 경우 면에서 중재를 통해 올바로 사용하도록 지도하고, 그래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트랙터를 회수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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