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면 도장2리, 정배1・2리 어르신 작품 전시회

‘얼꼴’展을 들러보는 주민들. “옛날 선생님이시네”, “사진 잘 나왔네” “나이가 90이 넘었어” 이야기꽃이 피었다.

서종면 어르신들의 작품전 ‘중미산자락길 사람들 이야기- 도장・정배 어르신 얼꼴’展이 지난 17일 북한강갤러리에서 개막했다.

정배보건진료소는 도장2리, 정배1.2리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치매・우울증 예방과 인지능력 향상, 두뇌건강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냅킨아트(2015년), 아로마 석고향과 비누 만들기(2016년), 세뱃돈봉투 만들기(2016~2017년) 등을 진행했고 지난해 겨울에는 자화상그리기, 팝아트 컬러링, 정물 표현하기 등 다양한 표현과 창의력을 요구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밭일만 했지 뭐 할 줄 아나”, “난생 처음 크레용을 만져보네” 하시던 어르신이 작품 활동 중에는 순수한 어린 아이로 돌아가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교감했다. 또 “그림쟁이가 된 기분이야”, “머리를 이렇게 염색하고 싶다”며 즐거워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36명의 어르신이 참여해 그동안 만든 자화상과 나만의 꽃고무신, 팝아트 작품 등을 전시했다. 심재숙(71) 어르신은 “다 하라고 했으면 어려웠을 텐데 선생님이 (얼굴)윤곽을 해주니 색칠하기가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전시회를 열게 되기까지는 3개 마을 이장, 노인회장들의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다. 박우손 정배1리 이장은 “마을 어르신 80여명 중 20명 정도가 보건진료소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마을에선 별로 한 게 없다. 전시회를 위해 물질적 지원과 봉사만 했다”고 겸손해했다.

3개 마을은 노인회비, 마을기금 등으로 각 200만원을 지원해 액자와 전시회 도록, 현수막 제작 등을 지원했다. 또 전시회가 열리는 오는 28일까지 마을별로 순번을 정해 전시안내 봉사를 한다.

양평에서 주민작품 전시회를 여는 곳은 여럿 있었지만 갤러리에서 격식을 갖춰 전시회를 여는 경우는 드물다. 북한강갤러리가 지난 5년간 마을의 중심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진작가인 김순성 자치위원은 어르신들 사진을 찍어 전시작가 명패를 만들어드렸다. ‘강 건너 조안에서 자라다가 열여덟 살에 멍덕골로 시집오셨답니다’, ‘활동하는 날이면 양지팡이를 짚고 오시는 열정 있는 분’, ‘교장선생님을 역임하신 일명 정배리공주님’ 등 재밌는 작가 설명이 많다. 전시회 도록은 서종면 간판장인협동조합에서 제작했다.

이순화 서종면 주민자치위원장은 “추석 때 자식들이 와서 엄마가 만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여생의 추억이 되고,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뜻 깊은 일”이라며 “이런 마을전시회가 계속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향임 보건진료소장은 “예전엔 진료와 치료가 보건소의 중심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건강증진, 예방관리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혼자 있으면 웃을 일이 별로 없는데 함께 모여서 웃고 작업하며 두뇌 건강 마음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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