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시,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벤치마킹

지난달 31일 청포도시 네트워크 관계자들이 서울시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를 방문해 이승훈 관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양평교육지원네트워크 청포도시(이하 ‘청포도시’)는 지난달 31일 서울시 노원구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로 벤치마킹을 다녀왔다. 김승호 양평읍장, 이종훈 양평군사회복지협의회 사무국장, 유미영 주민복지과 주무관 등 35개 네트워크기관에서 12명이 참석했다.

이번 벤치마킹은 양평 청소년들에게 어떤 진로교육과 환경을 조성해줘야 할지 모델을 고민하고, 마을의 역할을 찾기 위해 추진했다.

지난 2010년 문을 연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는 전국 최초로 청소년문화시설과 도서관이 융합된 미래형 공공시설이다.

총 7개 층으로 구성된 센터는 1층에는 주민들의 자원 활동으로 운영되는 되살림가게와 카페가 있고, 2층은 동아리실, 댄스실, 휴식공간, 다목적실로 구성돼 있다. 오전에는 성인도 사용할 수 있지만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시간에는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층은 청소년들만의 카페가 있어 포켓볼, 2인 영화관람방, 한칸 노래방, 보드게임, 피아노 연주 등을 즐길 수 있다. 작은 주방을 비치해 청소년들이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4층은 강의실, 5층은 도서관과 정보자료실, 그리고 상담실이 위치해 있다. 상담실은 개별상담, 또래상담 등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6층은 열람실, 7층은 하늘정원으로 구성돼 청소년들이 직접 채소를 키울 수 있다.

이승훈 관장과의 본격적인 미팅은 3시간가량 진행됐는데, 센터 운영의 기본이 되는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공릉센터는 청소년들이 마을에서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을 꿈꾼다. 청소년에게 가르쳐야 하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지속가능성의 사회’이다. 센터는 환경과 사회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며,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선배들로부터 후배들이 배우게 된다.

이 관장은 “교육은 말과 글, 제도와 시스템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교육이 우리 삶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현 사회의 예측 불가능한 경쟁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이곳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르게 살아가는 모습이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교육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관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공릉센터는 지역 이웃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마을에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중요시하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공간인 학교에서는 주눅 들어있고, 그들이 환대받는 곳은 ‘PC방’이다. 마을에 역할에 대해 이 관장은 “마을은 청소년들에게 이유 없는 환대와 관심의 공간이 돼야 한다. 직원들을 포함한 모든 이용자들이 ‘친절과 환대가 있는 애착의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며, ‘감정노동’이 아닌 ‘관계노동’을 가지는 곳이 바로 이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을의 역할은 학교에서 할 수 없는 5%를 해내는 것이 아닐까? 그 우발성이 새로운 경험치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실패를 허용하는 것이 마을의 역할”이라며 “아이들이 작은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지역의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일이 마무리 된 후에는 아이들에게 공을 돌려 성취감을 맛보게 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진로교육에 대해 그는 “‘적게 일하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을 좋은 것처럼 생각하게 한다. ‘많이 일하지만 적게 버는 일’을 해야 할 때는 무기력하게 느껴진다. 경쟁적 진로교육은 매우 단선적”이라며 “학교밖청소년들의 ‘나로 살아보기’ 프로젝트를 통해 어른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일을 경험할 기회를 지역이 만들어주는 계기가 됐다. 마을과 소통하며 배우는 진로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미숙 풀씨배움터 센터장은 “아동, 청소년 그리고 마을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함께했던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용필 청포도시 이사는 “청포도시 사업이 마을을 더 이해하고, 마을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 되도록 더욱 고민하겠다”며 “벤치마킹에 함께해준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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