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성가족재단이 실시한 성차별 언어개선 캠페인에서 시민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차별의 사례가 특정 직업 앞에 '여'자를 붙이는 것이었다. 우리사회 전반적으로 여의사, 여교사, 여직원처럼 직업 앞에 ‘여’자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남자의 경우는 직업 앞에 ‘남’자를 따로 붙이지 않는다. 학교 이름에도 ○○여자중학교, ○○여자고등학교는 있지만 남학생만 다니는 학교를 ○○‘남자’고등학교라고 하지 않는다.

이런 호칭은 분명한 성차별이다. 대부분의 기업을 보면 남자 직원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그런 현실에서 소수의 여직원을 직장의 꽃이라 부르는 성차별적 단어를 함부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남성중심 사회에서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은 남성이 차지하고, 여성은 특별하고 예외적인 존재로 인식한다. 그래서 여성이 어떤 직업을 가지면 ‘특별하게’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붙인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이런 현상은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 시선 때문이다.

이런 호칭은 마치 여성이 그런 직업을 갖는 것을 보편적인 현상이 아닌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다. 그래서 남성중심의 사회임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여성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불평등한 사회에서 특별하다는 인식은 보호나 지원보다는 제한이나 억압의 의미가 강하다.

성적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도 부르는 말은 바뀌어야 한다. 학교나 직업의 경우 모두 ‘여’라는 글자를 모두 제거하자. 남자 여자 모두 동등하게 학생이고 교사이고 의사이고 직원일 뿐이다.

-최형규 서종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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