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도 안 된 군수가 어떻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한 판단이기 힘들다. 군청 조직 내부는 물론 지역 현장을 다니며 상견례를 나누고 직접 현안을 파악하는데 한 달이란 시간은 충분치 않다. 선거운동 기간 여러 공약을 내걸었지만 실제로 군수직을 맡아 추진하려면 조직 내부를 설득하는 과정이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집권초반 임에도 공직사회 내에서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진단해봐야 한다.

지난 23일부터 3일간 진행된 ‘제253회 양평군의회 임시회’에서 하반기 업무보고를 하는 공무원들의 표정은 여유로웠다. 초선 군의원이 많아 날카로운 지적이 적었던 이유도 있겠지만 업무보고도, 답변도 일사천리였다.

또 과별 하반기 사업 어디에서도 정동균 군수의 선거공약이나 인수위 보고서에서 제시한 과제들이 반영된 흔적(장기계획이 아닌 단기계획이라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선거를 통해 군수도 바뀌고 군의원도 바뀌었지만 변화의 새바람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양평과 마찬가지로 자유한국당 텃밭에서 최초의 민주당 당선자가 된 이항진 여주시장은 취임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직사회를 이끌어나갈 방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정점에 있는 선배공직자는 10년 전만 해도 가장 권위주의적 정권에서 최선을 다해 충성했다. 이들의 영향으로부터 후배 공직자들을 끊어주는 역할을 내가 해야 한다. 나는 젊은 공직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

정 군수는 지난 25일 총무담당관을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30개 전 부서를 순회하며 직원 간담회를 연다. 근무여건 개선 등 공무원들의 고충을 귀담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혁의 리더십을 보여줘 변화를 함께 이끌 공직자들을 발굴하길 바란다. 군수는 양평군청의 경영자가 아니라 군민의 대리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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