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수, 주민

귀농·귀촌은 더 이상 은퇴 후 제2의 삶을 계획하는 은퇴자들에 한정되지 않는다. 최근 귀농·귀촌 인구를 살펴보면 30·40대부터 2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농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유해 환경에 노출된 도심을 떠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귀농이나 귀촌을 고려하는 가치관의 변화가 그 배경에 있다. 이런 바람 속에서 양평은 살고 싶은 지역으로 순위권에 꼽힌다.

이렇게 귀촌한 사람들의 직업도 다양해 의사, 교수, 방송국PD, 건설기술자, 예술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양평에 살고 있다.

나는 2010년 은퇴 후 용문면 화전리로 귀촌했다. 초창기에는 아무런 연고가 없어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다. 귀농·귀촌의 붐이 일던 시기라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형성해보고자 군청을 찾았다. 그러나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는 향후 이주민에 대한 통계조사를 할 계획은 있으나 현재는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 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인적자원정책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양평도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 지역인적자원정책은 지역 수준에서 인적자원 양성 이외에 인적자원 활용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에서 열거한 우리 지역의 숨어있는 많은 인적자원들을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혹자는 지역을 몰라서 그렇다고 하면서 농촌은 무조건 인맥이고 지연, 학연을 빼고는 말하지 말라고들 한다. 비근한 예로, 나는 건설회사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으로 용문면사무소 신청사 건립추진위원 제의를 받았다. 전문지식을 갖춘 주민들이 건축회의에 참여해 설계단계에서부터 재료선정, 기술적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이었다. 주민감리감독제를 적용해 공사의 질을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해 흔쾌히 동참했다. 그러나 일이 시작되고 보니 전문성보다는 지역유지라는 이유로 각 단체장들이 순서대로 위원에 임명됐고, 그 역할과 소임을 다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다.

또 지역기반시설을 시행하는 현장에서 매끄럽지 못한 공사 진행에 대해 군 담당자와 상담하던 중 혼자 힘으로 지역 전체를 관리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애로를 들었다. 이런 경우에도 지역 전문 인적자원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부족한 업무인원을 대체 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주민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고, 주민이 참여하는 행정과 정책이 되려면 인맥과 연고가 우선 하지 않고 참여하는 주민의 열정과 그 분야의 전문성이 먼저 검증돼야 한다.

새롭게 출범한 민선7기는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서둘러 구체적이며 체계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속전담기구를 만들거나 분야별 민간위촉을 하는 등 실천 가능한 조직을 구성해 명실 공히 명품도시를 만들 채비를 갖춰야 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군과 민이 한층 더 협조해야 할 것이며,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의 소신 있고 강력한 추진력이 발휘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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