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카 페트 지음,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풀빛(2016)

표지에 그려진, 어린 아이처럼 귀여운 아저씨는 음악가와 작가들의 거리에서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예요. 어느 날 청소부 아저씨는 한 아이와 엄마가 나누는 이야길 듣고 자기가 열심히 닦는 표지판의 주인공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날부터 청소부 아저씨는 하루 일을 마치면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며 음악가와 작가들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아저씨는 시를 읊조리고, 가곡을 부르고, 읽은 작품을 다시 되뇌면서 즐겁게 표지판을 닦았어요. 바흐의 거리에서 바흐를 노래하고, 괴테의 표지판 앞에서 괴테를 이야기하는 청소부 아저씨.

그렇게 혼자 풀어놓는 아저씨 이야기에 매료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대학에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까지 받습니다. 그런데 청소부 아저씨는 그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하지요.

“나는 하루 종일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입니다. 강연을 하는 건 오로지 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랍니다. 나는 교수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청소부 아저씨는 진정한 배움이란 자신이 좋아서 즐기는 것임을, 그리고 그것이 다름 아닌 행복이란 것을 아는, 정말로 ‘행복한 청소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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