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준 신한금융투자 영업부 부지점장

최근 서울 부동산 가격에 대한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똘똘한 한 채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1가구 3주택 이상의 보유자들이 많기 때문에 새롭게 개편이 예정된 종부세 변경은 다주택 보유자들에겐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번 종부세 변화가 과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2017년 우리나라 국민순자산은 1경3817.5조원으로 전년대비 약 5.7% 증가했다. 이 중 토지자산은 7438조원이고, 주택시가 총액은 약 4천조 수준이다. 국민 순자산 1경3817조원에서 토지와 주택 부동산이 차지하는 영역이 1경1400조 가량이 되고 있으니, 한국 국민 순자산에서 토지․주택이라 일컫는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종부세 변화를 보고 언론은 ‘세금 폭탄’을 운운하는 기사를 내고 있다. 그런데 정말 세금 폭탄이 터진 것일까?

이번 종부세 개편 정부안을 보면, 실제적으로 그다지 큰 변화는 아니다. 그래서 몇몇 언론에서는 이번 안이 기대에 못 미치고 현재 한국의 불평등한 자산상황과 꼬여 있는 경제 구조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성토가 상당히 터져 나오고 있다. 결국 세금 폭탄이든 아무것도 아니든, 자기가 서 있는 입장에 따라서 뉴스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자극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정부안을 들여다보면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현행과 동일한 0.5%의 세율이고, 그 이상 고가 주택에서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만 0.3%p 추가 과세를 하기 때문에 실제 과세 부담 폭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주택자는 이미 임대사업자 등록이 상당하고 과세도 실제 주택 가격이 아닌 과표 6억이기 때문에, 1주택자 공제금 9억원을 감안하면 대략 20억짜리 이상의 집이 아니고서는 실제 이번 종부세 변화를 느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추가 세수는 약 7000억원 대 정도라고 계산했다.

양평도 종부세에 대한 관심이 크다. 다주택 소유자들에게 세금이 커지게 되면, 그동안 활발했던 양평 세컨하우스가 다소 주춤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평의 세컨하우스는 고가 주택인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의 부담에서는 한 발 뒤로 물러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 종부세 개편안을 통해서 쉽게 주택 매물이 쏟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에서 인용한 기사에서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도 기실 올해 초 이후 오른 폭에서 일부 내렸다는 측면에서 보면 실제적인 가격 하락이라고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결국 다른 어떤 영역에서보다, 부동산 관련 기사는 광고주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주택 관련 광고주들 입장을 대변하는 곳에서는 세금폭탄이 주요 타이틀이 되고, 집값이 안정되길 바라는 기자들 입장에서는 종부세 변화는 집값 안정에 무용지물이라는 기사를 내 놓게 되는 것이다.

결국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의심스런 눈초리로 경제 기사를 쳐다봐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것은 우리가 안고 있는 현실이다. 어찌할 것인가? 우리가 알아서 비판적으로 읽어내야만 제대로 된 경제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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