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극단 ‘너영나영’, 월1회 정기공연

독립예술공연가 이지민씨가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빨간 머리 박쥐 다다>를 열연하고 있다.

소극장 나들이, 전용 공연장이 거의 없는 양평에서는 힘든 일이다. 연기자의 숨소리나 작은 떨림까지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소극장 공연을 한 달에 한 번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연희극단 ‘너영나영’은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과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너영나영 판놀음’을 매달 마지막 토요일 오후 7시 무료로 공연한다. ‘판’은 마당판·놀이판·소리판·춤판 등의 열려진 공연장소를 말하며, 그런 판에서 노는 놀이를 모두 ‘판놀음’이라 한다. ‘너영나영’은 양평예술센터 스튜디오A(양평읍 애곡길10번길 22-26)에서 지난달부터 판놀음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지난달 30일 두 번째 판놀음으로 독립공연예술가 이지민씨가 <빨간 머리 박쥐 다다>를 공연했다.

<빨간 머리 박쥐 다다>는 동화적 은유가 가득해 어른은 물론 어린이들에게도 감동을 주는 1인 오브제극이다. 대본, 연기, 소품제작 등을 모두 이지민씨가 담당했는데, 특히 공연 소품을 사과상자 등의 재활용품이나 일상용품으로 만들어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내용은 특이한 머리 모양과 색깔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혼자 지내온 박쥐 다다의 이야기다. 다른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한다는 오해를 품고 스스로를 고독 속에 가두고 생활하던 다다는 우연히 누에고치를 만나 라라라는 이름까지 붙여주며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나비가 돼 날아간 라라를 찾아 헤매는 과정을 통해 다다는 세상의 모든 색깔과 만나게 되고, 자신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다.

본 공연에 앞서 신문지로 마음을 발산하는 시간이 진행됐다. 관객 세 명이 무대로 나와 다양한 몸짓을 하고 있다.

공연 이후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라라를 찾아 세상을 돌아다닌 게 인상적이다”, “외로운 다다 옆에 누에고치가 맴돌고 있었던 게 인상적이다”, “빨래집게로 박쥐 머리와 토끼 귀를 만든 아이디어가 궁금하다”는 등의 감상평은 물론 “다다가 다양한 색을 찾아다니는 모습이 상상이 됐지만 빔 프로젝트를 이용해 나타내도 좋을 것 같다”, “참여하는 연극도 재미있겠다” 등의 제안도 나왔다.

또 사과박스 안에서 손바닥을 움직인 게 어떤 의미인지 묻는 관객의 질문을 이지민씨가 다시 어린이들에게 던지자 ‘애벌레’라는 대답이 바로 튀어 나왔다. 같은 것을 보고도 어른과 아이가 다르게 이해하는 해석의 다양성을 확인하며 관객과 연기자 모두 즐거워했다.

공연이 끝난 후 어린이들이 생활용품으로 만든 공연소품에 대해 연기자에게 묻고 있다.

고봄이 너영나영 대표는 “예술가와 관객이 따뜻하게 서로 만나게 하고 싶어 판놀음을 기획하게 됐다”며 “7월에는 ‘젊어지는 샘물’을 각색한 공연이 예정돼있는데 많은 주민들이 예술경험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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