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지구사랑 환경사랑’을 주제로 열려

‘세월 반딧불이 야시장’은 벼룩시장, 먹거리 부스, 놀이체험 등으로 진행됐다.

전국적으로 이례 없는 봄철 연속 폭우가 쏟아졌다. 5월18일 오후, 비가 그칠 무렵 세월리 마을 학교에 반딧불이 켜졌다.

해마다 세월초 학부모회 주최로 학교 운동장에서 야시장이 열리는데 올해는 ‘지구사랑 환경사랑’이란 주제를 정하고 일회용품이 없는 ‘반딧불이 야시장’으로 문을 열었다.

1부 벼룩시장은 안 쓰는 장난감, 헌 책, 작아진 옷과 신발 등 다양한 물품들을 준비해 와서 아이들이 직접 판매를 하며 자원의 재순환과 경제의 흐름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된 2부 야시장은 각 학년 학부모들이 음식 부스를 맡아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했는데 일회용 접시와 젓가락은 일체 제공하지 않았다.

사전에 개인 식기와 텀블러를 챙겨오면 무료 또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꾸준히 공지했는데, 식기를 지참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일회용품 없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학부모회에서 구입한 스테인리스 접시를 제공했다.

일과를 마친 교사들도 음식 부스 운영에 참여하고,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놀이를 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관심을 끌었던 코너는 아빠들이 준비한 추억의 뽑기, 달고나 체험이었다. 아이들의 긴 행렬이 이어질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는데, 어른들에게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발걸음을 잡았다.

손재주가 있는 학부모는 도자기와 허브, 다육이 전시 겸 판매를 곁들이며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반딧불이 야시장은 마을 어르신들도 삼삼오오 방문을 하시고, 전근 간 교사들과 졸업생들도 모여들면서 작은 학교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이웃들에게도 문을 열어 함께 어울리는 잔치가 됐다.

행사장 주변에 포스터를 전시해서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했고,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일회용품들을 학부모 행사에서부터 없애고 조금 불편하지만 개인 식기나 텀블러를 지참하는 것이 습관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번 행사의 취지였다.

일회용품 없는 뜻 깊은 행사를 끝마친 엄마들의 마음처럼 저녁 하늘은 명징한 모습을 보여 주었고, 그 하늘 아래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놀았다.

운동장에 어둠이 내려와도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 김희숙 세월초 학부모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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