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곽상준 신한금융투자 영업부 부지점장

감성적인 그의 연설이 남측의 사람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 거 같다. 최근 대통령의 지지율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에서 그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얼마 전까지 원수처럼 여겼던 사람을, 오히려 유머로 흉내 내는 최근의 모습은 유연하게 움직이는 우리 민족의 다이내믹을 보여주는 듯하다.

감정적 차원에서 보면 남북정상회담은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실제적 전쟁 당사국이 북한과 미국이었다는 점, 남한은 피해를 입었지만 당사자라기보다는 대상자였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실효적인 영향은 결국 북미회담을 통해서 확정이 될 것이다.

한국의 금융시장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동안 뜨거운 흐름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한반도에 평화협정이 맺어지고 남북한이 교류를 시작하면 뭔가 좋은 게 있을 것 같은데, 정확한 실체에 대해서는 조금 막연한 기대와 꿈만 꿀 뿐인 듯하다. 북한 개방으로 과연 어떠한 효과를 보게 될지 금융 시장의 관점에서 한 번 살펴보자.

현대는 전 세계적으로 금융 과잉의 시대이다. 투자할 돈과 투자할 사람들은 많지만 그 투자를 효과적으로 할 곳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사실이다.(미국의 2008년 리먼사태는 결국, 과잉한 자금이 무모한 투자를 한데서 나온 지독한 숙취였다고 말할 수 있는데, 금융과잉과 투자처 부족이 하나의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북한과 미국과의 평화협정, 그에 따른 제재 해소 및 북한 경제의 개방은 이런 자본들의 목마름에 상당한 해갈 요인이 될 것이다. 물론 북한 경제 규모는 아직 너무나도 작기 때문에, 세계 자금 규모에 비해서는 조족지혈 수준 밖에 되지 않겠지만, 거기서 창출될 수익률에 대한 환상은 자본들을 끌어들이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결국 세계 자본들은 북한의 직접 투자 또는 간접 투자를 노리고 진입할 개연성이 높을 것이고, 이에 대한 직접적인 수혜는 남측 경제에서 누릴 확률이 가장 높다.

왜냐하면 금융적으로 검증 가능성이 이미 확보됐고 자금의 진출입이 용이하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한국을 통해서 북한에 투자되는 흐름은 상상하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금융 과잉의 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의 초과 유입은 경제 흐름들을 부흥시키는 가장 빠른 촉매로 작용할 것은 불 보듯 뻔한 흐름이 될 것이다.(이러한 선상에서 세계 자본 유입에 따른 남측 경제의 활성화를 어떻게 준비할지도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런 자본의 움직임이 도대체 양평에 사는 나에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기본적으로 경제 전체가 활성화하는데 따른 수혜는 자연스런 현상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서민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는지가 소상공인과 관광지에서의 수익과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경제 상승은 양평지역 소상공인들에겐 기회 요인이 될 것이다.

또한 적극적으로 선제적인 기회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개성공단이 각광받는 것은, 높은 기술력 대비 세계 최저 수준의 임금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걸 거꾸로 양평에 맞게 해석해 본다면, 양평에서는 최고수준의 농업인들을 우리네 현장으로 끌고 올 수 있고, 그를 통해 경쟁력 높은 농업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러 기회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멀게만 느껴지지만 준비한 사람들만이 기회를 포착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남북교류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는 양평만의 상상력을 지금부터 발휘해 볼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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