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규 서종중 교장

우리나라에서 입시와 교육문제는 남북통일과 평화보다 풀기 어려운 매듭과 같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지만, 교육부는 대학입시와 관련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한때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라 불렀다. 교육의 목적을 국가의 인적자원을 총괄하는 것으로 본 까닭이다. 인적자원이란 사람을 원자재, 기계, 설비와 같은 자원의 하나로 보는 시각의 용어다. 지금은 다시 교육부로 바뀌기는 했지만, 교육에서 인적자원의 시각은 건재하다.

사람을 자산이나 투자로 바라보는 시각은 경제논리로 치면 별 문제될 것이 없다. 희소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경제라고 본다면 교육은 희소한 인적자원을 생산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근대에 시작한 대중적 학교도 산업혁명 당시 공장에서 필요한 노동자를 대량으로 기르는 기관이었다. 학교교육을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양성기관으로 보는 시각은 지금도 매우 강력하다. 선발위주의 입시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사람도 자원이라는 경제학적 입장을 교육에서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교육의 언어와 경제의 언어는 다르다. 자원이란 경제발전을 위한 수단인데, 학생은 부를 증대시키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은 그 존재 자체가 목적이다.

이처럼 교육은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을 기반으로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케 하는 활동이다. 학생을 자원으로 보는 순간 전인교육은 사라지고 경쟁과 입시위주의 교육만 남는다. 학생을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보는 이유도, 풀리지 않는 입시문제의 원인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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