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18일 ‘제19회 양평단월고로쇠축제’

봄내음 솔솔~ 9만8000여 관광객 북적북적

고로쇠 수액 마시기 대회 여성참가자들이 고로쇠수액을 마시고 있다.

유난히 길고 추웠던 겨울이 끝나고 성큼 다가온 봄을 즐기기 위한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화사한 봄을 맞이하는 행사들은 봄꽃의 개화시기에 맞춰 주로 열리는데 양평의 봄을 여는 축제는 단월면 소리산 자락에서 펼쳐지는 ‘양평단월고로쇠축제’다. 미세먼지가 물러간 지난 주말, 축제가 열린 단월레포츠공원을 다녀왔다.

지난 17일 오전 10시경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축제장 입구에 마련된 주차장에 ‘만차’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축제장은 이미 많은 인파들로 북적이고 있다. 신명나는 풍악에 맞춰 17개리 만장기 입장을 시작으로 주민 화합과 성공적인 축제를 기원하는 산신제가 성대하게 진행됐다. 옆에 있는 주민이 “고로쇠는 산신령이 내려주는 선물이기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라고 설명한다.

이어서 19회를 맞은 축제의 의미를 살려 19m 고로쇠 김밥말기가 시작했다. 매년 진행하는 행사 중 하나다. 수년간 치러온 내공으로 옆구리 터지지 않은 19m의 김밥이 완성됐다. 예쁘게 썬 김밥은 산신제에 올렸던 떡과 과일 등 산신제물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골고루 돌아갔다.

줄타기명인 홍기철씨의 제자 손상현씨가 줄타기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서예 퍼포먼스와 마당놀이극 ‘고로쇠 먹은 심봉사’에 이어 방송인 허참씨가 재치 넘치는 입담과 MBC 복면가왕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노래실력을 뽐내자 관광객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줄타기(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명인 홍기철씨의 제자 손상현씨가 전통줄타기 공연을 시작하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손씨는 줄타기를 하면서 농담을 건네기도 하고 뒷걸음도 쳐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박수치는 만큼 복을 받는다"고 하니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지며 축제 분위기가 고조됐다.

레포츠공원 안을 둘러싼 부스에는 고로쇠작목반에서 준비한 고로쇠수액과 특산물이 판매됐다. 관광객들은 각 리별로 부녀회에서 준비한 손두부, 순대국, 족탕, 염소전골, 소머리국밥, 메밀전병, 전통막국수 등 향토 음식으로 출출한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행사장 곳곳에는 송어잡기, 가훈쓰기, 목공예, 한지공예, 1년 뒤 편지가 전달되는 느린 우체통, 워터볼, 추억의 7080, 고로쇠 묘목 나눔 등 갖가지 체험거리를 준비했다.

단월면 주민들이 전통막국수 면을 뽑고 있다.

여주에서 온 한 가족은 “매년 고로쇠를 사러 온다. 지난해보다 고로쇠가 더 달큰한 맛이 나는 것 같아 4상자를 구매했다”며 “먹거리도 풍부하고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공연이 많아 흥겨웠다”고 말했다.

단월 고로쇠축제 추진위원회는 축제기간 동안 9만8000여 명의 관람객이 축제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민병곤 축제추진위원장은 “많은 주민들과 자율방범대 등 각종 NGO 단체, 군청, 경찰서, 소방서 등 유관기관이 헌신해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위원회를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소 미흡한 부분은 보완해 내년에는 더욱 발전된 축제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1998년부터 열린 단월고로쇠축제는 석산리에서 열리던 행사였다. 석산리가 정보화마을로 지정되면서 방문객이 많아지자 고로쇠작목반에서 고로쇠를 판 것이 시작이었다. 동네잔치가 차츰 입소문을 타게 되자 주민들은 군에 예산지원을 요청해 지역축제로 발전시켰다. 10회부터는 단월레포츠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열리기 시작했고, 13회부터는 양평단월고로쇠축제로 이름을 바꿔 명실상부한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양평단월고로쇠축제는 9만8000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고로쇠는..

고로쇠는 해발 500~1500m고지대에서 자생하는 단풍나무과의 활엽수다. 고로쇠 수액은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나무 몸통이 수축돼 뿌리로 물을 빨아 올려 줄기 안을 가득 채웠다가 낮에 기온이 올라가면 나무 몸통안의 물과 공기가 풍선처럼 팽창하는데 이때 나무껍질에 구멍을 내면 수액이 밀려 나온다.

단월면 소리산과 산음지역에서 채취되는 단월 고로쇠 수액은 한 해 평균 약 3만6000ℓ를 생산하는데 날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르면 2월 중순부터 출하를 시작한다. 고로쇠 채취는 관계기관의 허가와 통제를 받기 때문에 허가를 받아야만 채취할 수 있다. 채취 구멍은 3개 이상 뚫으면 안 되고 수액 채취 후에는 반드시 구멍을 메워줘야 나무가 성장하는데 지장이 없다.

고로쇠 수액은 4월까지 나오지만 3월에 채취되는 것이 최상품이다. 눈·비·바람이 많으면 수액이 적게 나오는 특징이 있다. 당분과 나트륨, 마그네슘, 칼륨, 철분 등 천연 무기성분이 풍부하다. 단월고로쇠는 소리산·산음 작목반원 22명이 주축이 돼 생산한다. 올해 생산된 고로쇠는 18ℓ 5만원, 9ℓ 2만5천원, 1.5ℓ 5천원에 판매됐다.

 

어서 와, 올봄 양평축제는 처음이지?

상춘객 가슴 설레는 봄 축제 시동

행사장 안에는 양평단월고로쇠축제 이후 개최되는 봄 축제 준비위원회의 홍보도 눈에 띄었다. 다음달 7~8일 개군면에서 열리는 양평산수유·한우축제 부스에는 축제를 알리는 전단지를 깔끔하게 제작해 배부했다. 용문천년시장상인회는 5월에 열리는 양평용문산산나물축제를 알리기 위해 산나물과 가공식품, 산나물 튀김을 판매하며 일찌감치 홍보를 시작했다. 유철목 상인회장은 홍보 어깨띠를 두르고 축제장을 누비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유 회장은 “지난해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산나물축제를 즐겼지만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갈산누리봄축제, 건강걷기대회, 이봉주마라톤 겸 경인일보 남한강마라톤대회, 남한강자전거페스티벌 등의 봄 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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