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에 이사 온 주민들이 느끼는 불만 중 하나가 대중교통이 아닌가 싶다. 2009년 전철이 개통되면서 서울 진입이 빨라져 전철 출퇴근을 꿈꿔보기도 했겠지만 연계 버스가 마땅치 않다. 하루에 서너 번 운행되는 시내버스로는 불가능하다. 더 큰 문제는 병원, 은행, 관공서 등 주요 생활시설로 이동할 때다. 어찌어찌 버스 시간에 맞춰 나가기까지는 하는데 그 다음이 문제다. 귀가까지 버스를 이용하려면 거리에서 허송세월을 해야 한다.

면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어떤가. 9시 등교가 실시된 지 2년이 넘었지만 버스를 이용해 등교하는 학생들은 버스시간이 곧 등교시간이다. 어쩌다 보건소나 읍내 병원이라도 가려면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나가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시골이라 그러려니 포기한다.

인구 10만 군단위의 대중교통 상황이 다 비슷비슷하지 않느냐고 넘기기엔 절실한 문제다. 더 많은 버스를 확보해 운행해야만 문제가 해결되는데 적자가 누적된 버스회사는 그럴 여유가 없다. 양평지역 시내버스의 운영적자는 전철 개통 이후 가속화됐다. 서울까지 운행하는 광역버스 수요가 확연히 줄었고, 시내버스 이용을 포기하고 중고차라도 구입하는 사람이 늘었다. 수요가 주니 운영적자가 커지고 다시 버스운행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대중교통 정책을 손 볼 기회는 없었을까? 역세권 외곽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시점이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다. 2010년 양평읍 벽산블루밍아파트, 강상면 현대성우아파트 등이 입주하면서 대중교통수요가 늘었지만 양평군은 대중교통활성화를 위해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시키는 추세와는 달리 셔틀버스로 교통문제에 대처했다. 지난해 들어선 양평읍 한신휴플러스아파트, 강상면 양평휴먼빌2차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매달 1만원 정도의 셔틀버스 운행비를 일괄적으로 부담하는 입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해 금강고속이 양평읍 순환버스 운행안을 제시했지만 이번엔 택시업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양평읍 택시손님의 대부분이 읍내 주요시설로 이동하는 수요다.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하고 순환버스를 도입한다면 영업에 타격이 막대하니 어떻게 해서라고 막을 수밖에 없다. 양평군 지방대중교통계획 최종보고회에 참석한 7명 중 4명이 택시업계 관계자다. 군청이나 시내버스 관계자, 주민은 각 1명이 참석했다. 택시업계 종사자를 탓할 문제가 아니다. 대중교통이 열악한 상황을 방치해 택시업계가 공백을 메우도록 한 것이 바로 군이니 말이다.

올해 양평군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센터가 셔틀운행을 할 수 있도록 차량지원을 군에 요구할 예정이다. 주민자치센터에서 아무리 다양한 강좌를 운영해도 개인 차량이 없는 사람은 이용이 힘들고, 이로 인해 주민 참여가 한정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학생들 통학의 어려움을 스쿨버스가 부분적으로 해결했듯이 주민참여는 셔틀운행으로 해결하는 것이 답일까? 이런 과정을 통해 대중교통 수요는 더욱 줄어들게 되고, 대중교통 여건은 더 악화될 게 뻔한 데도 말이다.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군수 후보자들이 저마다 기자회견을 통해 양평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절실하게 생각하는 대중교통문제 해결을 제시한 사람은 아직 없다. 주민생활에 무관심한 것인가 아니면 무능력한 것인가. 표를 줄 유권자가 누구인지는 알고나 있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