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오후 1시30분 여자어린이 축구교실

스포츠포커스⑪ ‘양평여자어린이 축구교실’

 

6:6 경기 중 5학년 큰 언니가 공을 뺏어 드리블을 하고 있다.

봄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11일, 용문생활체육공원 축구장에 여자 어린이들의 웃음소리 울려 퍼진다. 파란 유니폼을 입은 12명의 여자어린이들이 챙겨온 축구화를 갈아 신고 초록 인조잔디구장에 뛰어들어 공을 차기 시작했다.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여자어린이 축구교실’은 여자어린이들이 축구의 즐거움을 느끼고, 운동의 생활화를 체득할 수 있는 장이다. 양평 외에도 전국적으로 60여개 축구교실이 운영 중이다. 2011년 전국 16개 클럽으로 시작해, 매년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중등부 축구교실도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양평여자어린이 축구교실은 매주 일요일 오후1시30분~3시 용문생활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진행된다. 동절기에는 지평중학교 체육관에서 수업을 했다. 3월과 함께 봄이 찾아오자 겨우내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녹색그라운드로 나섰다. 수업은 양평FC축구단 GK 코치를 맞고 있는 이원준 감독이 이끌고 단월중학교 여자축구부 코치와 선수들이 재능기부로 어린이들을 지도한다.

드리블 훈련

센터서클에 모인 어린이들이 간단한 운동 후 원을 넘어가지 않게 공을 드리블하는 게임을 시작한다. 어린이들은 각자 공을 차며 선을 넘지 않도록 조심한다. 공이 나간 어린이들은 공과 함께 앉아야 한다. 끝까지 남아있기 위해 진지하게 공을 다루지만 공이 나가면 금방 앉아 옆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

이원준 감독은 “축구에 대한 재미를 잃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훈련도 놀이 위주로 즐겁게 진행하고 있다”며 “건강도 챙기고 단체 경기를 통해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10분간 휴식이 끝나자 1명씩 공을 몰고 가 골대 앞에서 슛까지 하는 게임을 한다. 골을 성공하면 골키퍼가 된다. 서로 골키퍼를 하겠다고 아우성이다. 이 감독은 재잘대는 어린이들을 자상하게 아우른다. ‘규칙은 규칙!’ 골을 넣지 못하면 다음번에 꼭 넣으라고 격려한다. 12명이 6명씩 나눠 축구경기를 시작했다. 아직 축구 규칙도 모르고 어느 골대에 넣어야 할지 헷갈리지만 골을 넣고 싶은 열망은 강하다. 골키퍼 외에는 전원공격만 하는 수비수 없는 축구 경기인데 이상하게 골은 나오지 않는다.

경기를 지켜보는 부모들은 “이쪽으로 차야지!”, “패스를 해” 하고 소리치지만 소녀들은 경주마처럼 공만 보고 뛰어다닌다.

이원준 감독과 양평여자어린이축구교실 회원들이 경기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소민(다문초, 9)에게 축구가 재밌냐고 물으니 “네! 골 넣는 것이 정말 즐거워요!” 씩씩하게 대답한다. 부모들은 집에서 게임하거나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고 건강을 챙기니 흐뭇하다는 표정이다.

이 감독은 ”처음 여자어린이 축구교실을 시작할 때는 홍보도 어렵고 참가 인원이 적어 경기를 하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12명이다. 한번 시작한 어린이들은 나가지 않고 계속 하고 있어 기쁘다. 축구를 즐기는 여자어린이들이 많아지면 군내 여자축구도 발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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