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군 관리소홀로 사고 발생 이어져

터널조명 교체공사 하반기에나 착수 가능

군, “가로등 옮기고 조기집행 건의하겠다”

출근길에 단월명성터널을 이용하는 이 아무(44)씨는 지난해 12월 터널에서 사고를 내 차를 폐차하고 현재까지 치료 중이다. 이 씨는 “터널에 들어서자마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브레이크를 밟게 됐고, 노면이 결빙돼 미끄러지면서 핸들이 좌우로 흔들려 사고가 났다. 터널을 매일 지나다니는데 트라우마가 생겨 아직도 무섭다”고 말했다.

단월명성터널은 노후와 누수로 꺼져 있는 조명이 많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단월 파출소에 접수된 교통사고는 2건이며, 신고 되지 않았지만 주민들이 목격한 사고도 3건이다. 지난 6일 단월명성터널을 방문해보니 전체 조명 중 80%가량이 꺼져 있는 상태였다.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상존해 있었다.

지난 6일 단월명성터널.  조명의 80% 가량이 꺼져 있어 터널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 씨 사고 사례처럼 기준에 미달하는 터널조명으로 인해 운전자가 터널 내부로 진입할 때 내부가 일정 시간동안 암흑으로 보이게 되는 현상을 ‘블랙홀(Black hole)’이라고 한다. 반대로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올 때 강한 눈부심이 동반되는 현상은 ‘화이트홀(White hole)’이다. 국토부가 연구용역을 진행한 결과, 국도 상 499개 터널 중 약 54%의 터널(268개)이 조명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됐고, 2019년까지 약 1763억원을 투입해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단월명성터널도 교통사고 위험이 큰 터널로 분석돼 LED조명 전면 교체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경기도로부터 4억2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지만 공사업체가 결정되지 않아 공사는 하반기에나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군의 대응이다. 주민들은 조명에 문제가 발생한 2년 전부터 군에 꾸준히 민원을 제기했지만 현재까지도 대책 없이 관리를 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명성리의 한 주민은 “공사가 완공되려면 올해 말이나 돼야 한다”며 “주민안전이 시급한데 예산이 확보됐다면 조기집행, 긴급보수 예산 투입 등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관할 문제 등으로 경기도에 책임을 떠넘기고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터널을 관리하는 군 건설과는 주민민원으로 지난 2일 단월명성터널을 방문해 실태를 파악했다. 군은 “3월 말까지 인근 가로등을 터널 입·출구 쪽으로 옮겨 블랙홀 화이트홀 현상을 막고 경기도에 공문을 보내 공사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터널 길이가 720m나 되고 곡선터널인데 입구와 출구에만 가로등을 설치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한 주민은 “터널이 누수로 인해 조명 전체가 불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고, 지나는 중에 조명이 꺼지기도 해 앞 차량이 보이지 않기도 한다”며 “군의 미온적 대처는 사실상 안전사고를 장기간 방치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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