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색과 소재로 통일감을 주면서도 업소 성격을 드러내는 오브제로 가독성을 높인 상건(오른쪽 건물) 간판들과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문호미용실 노란색 돌출간판(왼쪽).

지난 8일 서종면 문호리 간판개선 시범사업 보고회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으로 간판개선사업 확장 예정

서종면 문호리 간판개선 시범사업 보고회가 지난 8일 서종면사무소에서 열렸다. 김선교 군수, 심준보 서종면장, 박명숙·송만기 군의원, 업주, 작가, 간판장인협동조합 조합원 등 40여명이 참석해 사업의 성과와 의미를 공유했다.

문호리 간판개선 사업은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4조의3에 의한 ‘광고물등 정비시범구역’사업으로 진행됐다. 사업대상지는 무내미길 59~68로 옛 장터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점가다. 8개 건물 20개 업소(서종가든, 진영빌딩, 문호미용실, 상건, 성원식당, 문호정미소, 서종방앗간, 문호세탁)를 선정해 무질서하게 난립한 간판을 정비해 서종면 중심지의 거리경관을 아름답게 조성했다. 양평군은 이 사업에 민간보조금 1억원을 지원했다.

이번 간판개선 사업에서 주목할 점은 사업체가 아닌 주민이 주체가 돼 모든 과정을 진행한 점이다. 서종마을디자인운동본부(이하 서디본)가 지역 작가와 장인, 상점주와 건물주, 전문가와의 협업으로 모든 사업을 진행했다. 서디본은 주민 주도로 예술적이고 개성 넘치는 간판을 만들기 위해 간판장인협동조합을 설립하고 회원들이 관련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 결과 간판 디자인부터 제작, 설치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이 마을 내부에서 해결됐다. 이는 주민주도 마을만들기,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의 인적자원 활용 측면 모두에서 의미 있는 사례다. 행정자치부·한국지방재정공제회와 월간 ≪사인문화≫가 간판문화 선진화와 발전을 위해 문호리 간판개선 시범사업 전 과정을 6개월에 걸쳐 연재하기도 했다.

문호리 간판 디자인의 기본 콘셉트는 ‘담백·소박·친근’이다. 크고 화려한 간판을 지양하고, 거리와 건물 사이의 유기적인 조화를 강조했다. 또 디자이너와 작가가 업소의 성격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고객을 배려하는 디자인을 추구했다. 서디본은 외형미보다는 영업효과, 주변과의 조화보다는 경쟁력을 우선하는 간판에 대한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상점주와 건물주의 양해를 얻는 쉽지 않은 과정을 통과했다.

성종규 대표는 “공공영역의 경관 개선과 개인(상점주와 건물주)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혼란을 겪었지만 점점 서로를 이해하며 접점을 찾을 수 있었다. 일이 끝나면 저녁을 무료로 줄 정도로 관계가 좋았다”며 “올해 진행하는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에서도 간판개선사업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민간보조금을 지원해 사업을 가능케해준 군에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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