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희망 국토순례단' 양평 도착

부산 고리원전~광화문 583.7km 순례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이 지난 5일 300구간(풍수원성당~단월면사무소 17.1㎞)을 마치고 단월면사무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국 각지를 순례하며 탈핵의 필요성을 알리는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이 지난 5일 양평에 도착했다. ‘핵발전소 제로시대 할 수 있다’, ‘지구를 내 몸처럼’ 등 탈핵 구호를 적은 현수막과 팻말을 든 도보순례단원 16명은 칼바람이 부는 이날 오후 4시 단월면사무소에 도착했다. 이들이 양평에 온 날은 순례를 시작한지 300일째를 맞는 날이다.

지난 2013년 6월 국토순례를 시작한 이들은 부산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매년 전국 각지를 순례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12일 부산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대구, 상주, 문경, 충주, 원주 양평 등을 거쳐 서울시 광화문까지 583.7㎞를 걸을 예정이다. 지난 13년부터 이번 단월면사무소까지 걸은 거리를 합산하면 무려 5395.3㎞에 이른다.

단월면사무소에 도착한 순례단은 차량으로 용문면 용문성당으로 이동해 탈핵순례 300일 기념미사를 진행했다. 서강대학교에서 환경신학을 전공한 후 꾸준히 환경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는 이동훈 신부(원주교구 가톨릭농민회)는 “탈핵운동은 환경운동의 마지막이라 불릴 만큼 어렵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에너지는 서울이나 경기도, 수도권의 인구밀집 지역에서 쓰이고 있는데 경제 논리를 내세워 발전소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작은 시골마을의 주민들이 서로 싸우고 있다”며 “핵은 자체의 위험성뿐만 아니라 주민 분열을 야기해 하나가 둘로 나뉘는 디아블로(악마)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성원기(62·강원대 전자정보통신공학부 교수) 탈핵순례단장은 양평 출신이다. 그는 순례 300일의 의미에 대해 “탈핵순례를 시작할 때만 해도 ‘뭐 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시선을 받았지만 이제는 동참 문의가 많이 늘었다”며 “공론화 절차를 통해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가 결정된 부분을 탈핵정책 후퇴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탈핵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들이 이뤄낸다는 의식전환이다. 더욱 적극적인 탈핵운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순례단은 5일 양평에서 1박 후 단월면사무소-양평군청-양평성당을 거쳐 남양주-상봉-이문동성당 등 총 305구간(누적거리 5460.7㎞)를 걸어, 오는 10일 서울 광화문에 도착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