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의 맛 살린 최소한의 조리법

수제 차와 함께 편안한 티 타임

 

12가지 반찬이 나오는 사나산아밥상

‘사나산아’는 용문산의 주봉인 백운봉의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사나사 계곡 아래 깊은 손맛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밥집이다. 산이 그려진 간판을 따라 한옥으로 들어서니 가정집에 들어온 듯한 아늑함을 준다.

박향미(58)사장은 공공기관에서 20년간 조리사로 일한 베테랑 요리사다. 양평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왔다가 옥천면 용천리의 예쁜 한옥(구. 가말댁)에 반해 인천에서 이사를 와 식당을 열었다. 미술을 전공한 딸이 식당로고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해 아들과 함께 꾸몄다. 한옥의 운치는 살리면서 구석구석 세련미와 편의성을 더했다.

모든 요리는 건강식을 지향한다. 장은 직접 담그고, 재료 고유의 맛을 살려 매실청과 효소 등 최소한의 천연 감미료만으로 맛을 낸다. 메뉴는 밥정식과 백숙으로 단출하다.

13가지 한약재가 들어간 참옻 토종닭·백숙

‘사나산아 밥정식’은 따끈한 솥밥과 황태구이, 나물무침, 도토리묵무침, 부침개, 샐러드, 콩비지, 된장찌개가 나온다. 이 사장이 직접 만든 도자기에 나오는 음식들은 좋은 재료로 화려하게 과장되지 않고 절제돼 깊이가 전해지는 맛이다. 특히 새우젓만으로 살짝 간을 한 콩비지와 바삭하게 튀긴 황태에 매콤달콤한 특제 고추장 양념을 발라 살짝 익힌 황태구이가 별미다.

‘참옻 오리백숙’은 옻 향이 오리의 깊은 속살까지 그득하게 배어들었다. 옻과 함께 들어가는 13가지 약재는 모두 지리산에서 공수해 온다. 푹 우려낸 육수는 ‘식약일체(食藥一體)’라 할 만큼 진국이다. 오감을 자극시켜 허약해진 몸에 보약을 먹는 것 같다.

재료손질부터 조리를 모두 박 사장이 다 하기 때문에 예약을 하고 와야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박향미 사장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 통창으로 바깥 경치를 바라보며 수제매실차, 커피, 녹차 등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이 사나산아를 위해 동학의 조사 해월신사의 말씀을 해석하여 쓴 ‘밥이 곧 생명이요 대각의 근원이다' 라는 글씨가 인상적이다. 맛있는 음식에 한옥의 운치, 식기, 친절한 서비스로 감성의 포만감까지 선사하는 식당이다.

박 사장은 “제철요리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며 “정직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우리 음식의 맛과 멋을 전할 수 있는 음식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9시 (화요일 휴무)

■ 위치 : 옥천면 사나사길 63-3

■ 가격 : 사나산아밥상 1만2000원, 해물파전 1만원, 한방 토종닭·오리백숙 5만원, 참옻 토종닭·오리백숙 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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