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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무슨 책 많이 빌렸을까… 가벼운 읽을거리와 만화 대세

지난해 양평군민은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많이 빌려 읽었을까? 분야별로는 어린이 학습만화가 40%를 넘어 가장 많았고, 순위 안에 가장 많은 작품이 오른 작가는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다. 정유정의 《7년의 밤》이 몇 년째 순위 안에 들었지만 소설보다는 자기계발서, 그림에세이 등 실용적이고 가벼운 읽을거리가 많았다.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대출베스트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어린이 학습만화다. 서바이벌 학습만화 ‘살아남기’, 수학학습만화 ‘수학도둑’,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문화·건축물을 소개하는 학습만화 ‘쿠키런 어드벤처’, 어린이경제학습만화 ‘빈대가족’ 등의 시리즈물이 몇 년째 어린이도서대출 베스트10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올해는 호주의 베스트셀러 ‘나무집’ 시리즈가 추가됐는데, 매권마다 나무집을 13층씩 올리는 이야기다.

이런 현상은 작은도서관에서 더 두드러졌다. ‘수학도둑’ 시리즈는 어린도서관 대출베스트에 8권, 옥천작은도서관에 5권이 오를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살아남기’ 시리즈는 개군작은도서관 대출베스트에 7권이 올랐고, ‘빈대가족’ 시리즈는 강상작은도서관 대출베스트에 6권이 올랐다.

조혜연 주무관은 학습만화 쏠림현상에 대해 ‘독서문화’보다는 ‘또래문화’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은 자녀가 양서를 보기 원하지만 대다수가 알고 있는 학습만화를 내 아이만 모를 때 겪을 수 있는 혼란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작은도서관은 아이들 또래문화가 형성되는 공간으로 학습만화를 제한하기보다는 좀 더 좋은 학습만화를 구비하기 위해 도서관련 정보들을 참고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이 학습만화만 5권 빌리면 1권 정도는 다른 책을 권해주기도 하고, 만화책만 보던 아이가 다른 책으로 자연스레 눈을 돌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성인도서는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데 용기와 위로를 줄 수 있는 책들이 여전히 사랑을 받았다. 산악인 엄홍길이 쓴 《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프리카 수단 남부의 톤즈에서 7년 동안 선교와 의료, 교육 봉사활동을 펼치다가 지난 2010년 48세로 세상을 떠난 故 이태석 신부의 일대기를 다룬 《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정신과의사 윤홍균의 《자존감 수업》등이 순위에 올랐다. 어라운드가 엮은《오늘 내 마음을 읽었습니다》,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신준모의 《어떤 하루》등 소소한 일상을 써내려간 그림에세이들도 군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대출 베스트에 오른 소설이 많지 않은 가운데 일본 소설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와이 슌지의 소설 《립반윙클의 신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등이 순위에 올랐고, 일본의 추리소설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기린의 날개》,《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가면산장 살인사건》등 세권이 올랐다. 국내작품으로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김영하의 《오직 두 사람》, 공지영의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한강의 《채식주의》, 정유정의 《7년의 밤》이 사랑을 받았다.

투자나 직업에 도움이 되는 《부자선언》 《경매배당금의 비밀》《Easy C 언어》등의 실용서도 눈에 띄었는데, 주거공간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공간배치법을 주제로 한 《공간의 평면》, 《처음 시작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순위에 들었다.

양평군 도서관과는 다른 대출양상을 보이는 도서관도 눈에 띈다. 양동도서관은 중국작가 웨이웨이가 고증을 거쳐 문학적 상상력으로 되살려낸 중국현대사 《대장정》이 대출 1위에 올랐고, 작가 박관식이 17대 대통령 선거를 5달 앞두고 선거 결과에 대해 예측한 가상소설 《무궁화대통령》, 고정욱의 역사소설 《만대산의 후예술》, 새로운 사회갈등과 공공성 재구성에 관한 사회학적 성찰을 다룬 조대엽의 《갈등사회의 도전과 미시민주주의의 시대》등 역사나 사회에 대한 책들이 주로 순위에 올랐다.

조혜연 주문관은 “도서관 접근성이 떨어져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보다는 학습 욕구가 높은 고령의 마니아층이 주로 이용하다 보니 소수의 취향이 반영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대출횟수가 높은 것은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고령층의 경향도 반영된 듯하다. 야마오카 소하치의 대하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을 완역한 《대망》이 지평도서관 대출순위 1위를 차지한 것도 이런 원인으로 짐작해볼 수 있다.

서울과 인접한 양서도서관의 경우 인문학책이 순위에 많이 올라왔는데, 도서대출시스템이 지역민 대상에서 전국 대상으로 바뀐 후 남양주시 조안면 등 인근 지역의 주민이 도서를 대출하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성영숙 기자  sys@yp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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