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석 철근콘크리트공사 예정보다 3개월 늦어져
하도급업체 “변경된 설계도면 못 받았다” 주장
원청‧CM단 “시설 추가로 인한 지연, 문제없다”

지난 12일 종합운동장 건설 현장의 본부장 모습. 철근‧콘크리트 공사는 끝났지만 전기, 통신, 배관, 도장 등 마무리 공사는 빨라야 내년 1월에 끝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동절기에 진행하는 무리한 공사로 차후 각종 하자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년 4월26일 경기도민체전을 4개월 앞둔 현재 종합운동장 공사에 빨간불이 켜졌다. 군은 당초 오는 20일을 준공목표로 잡았지만 최근 내년 4월10일로 완공일을 4개월 가량 늦췄다. 군은 볼링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추가 시설이 늘어서라는 이유를 댔지만, 본부석 철근‧콘크리트 공사에서 원청과 하도급 업체간 문제가 생긴 것도 원인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종합운동장 본부석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하도급 계약으로 맡은 회사인 넥스트이엔씨 관계자에 따르면 원청과 CM(Construction Management(건설사업관리)단, (예전 검수단)에서 변경된 설계도면을 제대로 주지 않아 공사가 늦춰졌다. 이 업체가 지난 8월 군에 제출한 진정서를 살펴보면 △설계도, 시방서, 내역서 등의 불분명, 누락, 오류 및 상호모순 △잦은 설계변경 △강설‧강우로 인한 공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7월30일까지 완료하기로 한 공정계획을 지키지 못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원청과 CM단에 수차례 변경설계도를 요구했지만 원설계도와 상이한 도면을 주거나 아예 주지 않았다”며 “그런 상황에서 어렵게 공사를 해온 하도급업체에게 공정지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청과 CM단은 이 업체의 주장을 터무니없는 억지라고 반박하고 있다. 원청인 한양산업개발 관계자는 “하도급업체 현장 책임자가 공사 시작 후 8개월 간 4번이나 교체됐고, 설계도면도 제대로 못 봐 공정이 지연된 것”이라며 “원 설계도면에서 변경된 사항은 이미 공사 시작 전 모두 공문으로 알렸고, 공사 시작 후 변경사항도 현장 감독자에게 도면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미 선급금과 기성금을 준 상황임에도 6월 들어 하도급업체가 일꾼들의 임금을 제대로 못주는 등 문제가 발생했고, 공사기간을 못 맞춰 8월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업체와 계약하는 등 엄청난 손해를 봤다”며 “그 업체가 일부 공사를 했는데, 그들의 주장대로 우리가 설계도면을 주지 않았다면 그 공사는 어떻게 진행했다는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현재 두 업체간 공방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이지만 이 사건으로 전체 공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건축공사의 가장 기본인 철근‧콘크리트 공사가 당초 예정인 7월 말보다 3개월이 늦춰지면서 현재 전기‧배관 등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다.

CM단 관계자에 따르면 1월 말 본부석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고, 종합운동장 완공 예정일이 내년 4월10일로 늦춰졌다. 이 관계자는 “볼링장과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새로운 시설이 추가되면서 공기가 늦춰졌다”며 “실제로는 3월 말까지 준공을 끝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내 건설 전문가들은 “경기도민체전을 불과 보름 남기고 종합운동장을 준공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황당한 일”이라며 “특히 요즘 같은 동절기에 무리하게 공사를 감행하면 반드시 사후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전문가는 “공사현장은 언제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데 이렇게 급하게 하다보면 안전사고는 물론 부실공사의 우려가 있다”며 “토석채취와 함께 진행된 종합운동장 공사 기간이 애초부터 너무 짧았고, 이는 결국 군수가 자신의 임기내 체전을 유치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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