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까치(2014)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걸까요?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사랑하기 위해서일까요? 우리는 사랑과 행복을 원하지만 어쩌면 우리에겐 소유에 대한 욕망만이 존재하는 건 아닌가싶기도 합니다. 소설책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보면서 더 그렇습니다.

소설 속의 ‘우리’(쌍둥이 형제)는 전쟁으로 시골 할머니 댁에 맡겨집니다. 할머니에게서는 ‘개자식들’이라 불리고, 마을사람들에게서는 ‘마녀의 새끼들’ ‘망할 자식들’이라 불리는 ‘우리’는 전쟁과 혼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 만의 공부를 시작합니다. 글쓰기, 굶주림 참기,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기, 서로에게 육체적 고통을 가하면서 고통에 익숙해지기, 서로에 대한 비난을 참아내기 등등. 허무맹랑해 보이지만 어찌 보면 광기의 시대에 정말로 필요한 생활의 기술들인 것도 같습니다.

총 3부로 이뤄진 이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처지와 욕망에 따라 굴곡진 삶을 이어갑니다. 물론 자신이 씌운 굴레에 갇혀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직설적인 표현과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라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기 힘든 소설입니다.

용문산동네서점 ‘산책하는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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