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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을 계획한다! 카네야마(金山)아름다운 마을을 찾아가는 여행 77

일본과 우리나라를 오가는 여행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1년이 넘었다. 점차 마무리를 해야 하지만 소분야를 나누어 연재를 하던 동안 그 당시엔 소개하지 못하고 새로이 발견한 몇 곳을 추가로 소개하려 한다. 마을이나 보행자 도로가 아름다운 몇 곳이다. 먼저 소개할 곳이 야마가타현(山形県) 카네야마쵸(金山町)다.

“아침에 출발해서 험한 산등성이 몇 개를 넘자 매우 아름다운 색다른 분지가 나타났다. 피라미드 모양의 삼나무 숲으로 덮인 산들은 기이할 정도로 아름답게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카네야마라고 한다. 낭만적인 분위기의 장소이다. 나는 정오에 도착했지만 도착하자마자 벌써 하루나 이틀 여기에 머무르겠다는 마음이 든다. 숙소로 잡은 나의 방은 즐겁고 상쾌하며, 사람들은 매우 친절했다”

카네야마형 주택(金山形住宅)의 마을 골목

이사벨라 버드(Isabella Lucy Bird)가 ‘일본오지기행(日本奥地紀行)’에서 소개한 카네야마다. 이사벨라 버드는 근대말의 오지기행 여행가로서 유명하다. 1831년 영국에서 태어난 이사벨라는 어릴 때부터 딱딱한 의자에도 앉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약해서 평생 감기나 병을 달고 살았다고 한다.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개인 가정교사에게 배웠다. 그렇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광이었는데, 하고 싶은 여행을 하지 못하면 몸이 더 아팠고, 아픈 몸도 여행을 하면 나았다고 한다. 이사벨라는 미국, 호주, 인도 등지를 여행한 후 1978년부터는 일본 전역을, 1984년에는 한국도 여행했다. 일본 전역을 여행하고 남긴 여행서가 ‘일본오지기행’이며, 부산에 도착해서 금강산을 거쳐 북한 전역까지 여행하고 남긴 여행서가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이다.

카네야마 사람들은 예전부터 이사벨라 버드가 카네야마를 지극히 칭송한 점을 대단한 긍지로 지녀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오지여행’은 일본의 풍경을 국내외에 알린 책이기 때문이다. 카네야마 사람들이 그런 긍지를 현실화시킨 것은 1984년경부터다. 예부터 아름답기로 알려진 카네야마를 적극적으로 지켜나가기로 한 것이다.

행정과 주민이 본격적인 논의를 거쳐 세운 구상이 ‘마을경관 만들기 100년 운동’(街並みづくり100年運動)이다. 100년이 지난 후에도 우리만의 특색 있는 경관을 가진 마을, 백년이 지난 후에 사람들이 그 역사를 찾게 되는 마을을 목표로 내세웠다. 참으로 대담하고 거창한 계획이다. 나도 꽤 많은 아름다운 마을과 마을만들기 운동을 접해봤지만, 이렇게 대담하고 자신감에 찬 계획은 처음 접했다.

카네야마 마을 뒤안을 흐르는 실개천. 1580년경 농업용수로로 개설된 이후 점점 용도가 상실되었으나 복개하거나 철거하지 않고 마을 경관을 위하여 오히려 아름답게 보수하여 보존하고 있다.

카네야마 마을만들기의 중요한 기초는 카네야마 전통의 가옥형태 전승운동이다. 카네야마는 주위를 둘러싼 삼나무가 특산물이다. 그 삼나무를 이용하여 예부터 카네야마 전통의 가옥형태가 전해 내려왔다. 카네야마 사람들은 그런 가옥의 전통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카네야마 거리 풍경의 아름다움을 지켜나가는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더구나 삼나무의 생산과 소비를 확대하겠다는 경제적 목표가 함께 깔려있는 현명한 계획이었다. 마을만들기 주도자들은 매년 카네야마 전통 방식의 아름다운 집과 그 집을 지은 훌륭한 목수를 선정하는 경연대회도 열었다. 행정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새로 이주해 온 사람들에게 카네야마 전통방식의 집을 지을 것을 간곡히 설득했다. 보조금도 지급되었다. 뿐만 아니라 전통방식을 흩트리지 않은 채로 편의를 더하는 방식의 연구도 거듭해갔다. 일본건축공학회 등으로부터 아름다운 집과 거리에 관련된 상도 연거푸 받아 나갔다.

드디어 1988년에는 ‘카네야마경관조례’(金山町街並み景観条例)가 제정되고, 그 시행규칙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지침까지 모두 정비되었다. 이제 카네야마 주민들은 가옥을 신축할 때는 그 규정과 지침에 맞추어 짓는다. 기준에 맞으면 보조금이 지급된다.

카네야마 홈페이지는 경관조례를 이렇게 소개한다. “카네야마 마을만들기의 최대 특징은 주민 생활과 경관 조성이 일체가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 전제에는 ‘경관이란, 사적인 것이 아니라 공공적인 것이다’라는 ‘경관 공유론’이 있습니다. 경관 구성은 주민의 높은 의식과 자주적 정신에 입각하는 주민 운동입니다.”

백년계획의 자신감으로 뭉친 카네야마는 마을 거리에 도는 인상조차 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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