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 언덕에 아담하고 아름답고 튼튼하게 지은 작은 집이 한 채 있습니다. 언덕 위에서 작은 집은 새순이 돋아 오르는 봄, 하얀 데이지꽃으로 뒤덮이는 여름, 첫 서리를 맞아 색색이 물들어 가는 가을, 눈으로 하얗게 덮이는 겨울과 마을에서 무럭무럭 커가는 아이들을 지켜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공사하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데이지꽃으로 덮인 언덕을 깎아 도로를 내었어요. 그 앞으로 지하철이 다니고 고가도로가 생기고, 높은 아파트와 건물들이 여기저기 들어서더니 마을은 매연과 소음이 가득한 도시가 되어버렸죠. 작은 집은 마을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밤낮없이 바쁘게 살고, 사계절이 느껴지지 않는 도시에 있는 것이 외롭고 슬펐어요.

그림책 <작은 집 이야기>는 평화로운 시골마을이 도시화되는 과정을 관찰자 시점으로 덤덤하게 보여줍니다.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들출 때마다 여기저기 난개발을 하는 우리 지역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개발은 불가능한 일일까요?

- 용문산동네서점 ‘산책하는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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