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 나의 직업㊲ 문화기획자

김지연 문화예술단체 ‘프락시스’ 대표

문화기획자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각종 문화예술을 계획하고 설계해 만드는 데 책임을 맡은 사람’이라고 나와 있다. 양평에서 열렸던 ‘월드DJ페스티벌’을 기획한 류재현 상상공장 대표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문화기획자는 대중의 시선으로 문화를 보고 예술과 연결하는 사람이다. 마을로 들어와 결이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김지연 씨를 만나 직업 이야기를 들었다.

 

▲ 문화기획자가 된 계기는… 1994년 대학로 학전소극장의 공연기획자로 연극과 뮤지컬 기획·홍보 업무를 하다 4년 뒤 극단사다리로 자리를 옮겼다. 교육연구소 일을 하다 지역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2005년부터 고양문화재단에서 문화기획자로 일하게 됐다.

▲ 문화기획자가 되려면… 특별한 자격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주변에 대한 호기심과 사회에 대한 관심, 일을 만들고 기획하는 욕구가 중요할 거 같다. 관련학과로 얘기하면 국내·외에서 예술경영, 문화정책, 문화콘텐츠 관련 학과 졸업자들이 진출한다. 저는 대학원에서 예술경영을 전공한 경우다. 최근 관련 자격증으로 ‘문화예술교육사’가 있는데 2012년부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대학교에 위탁한 5개 과목을 이수해 2급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면 강사로 활동할 수 있고, 경력을 5년 이상 쌓아 1급 자격증을 취득하면 문화예술프로젝트 기획 및 관리 활동을 할 수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 2000년 초 서울문화재단 등을 시작으로 시·군·구 단위 문화재단이 생기면서 비영리예술이란 개념이 퍼졌고 문화기획자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다. 최근 도시재생, 지역재생, 공간재생의 개념이 커지면서 문화기관·단체와 관의 협력사업이 늘고 있다. 과거 예술가 개인이 했거나 상업적인 영역으로 진행되던 예술활동, 예술경영 활동에서 사회적 필요와 정책방향을 읽어내고 예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기획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외국은 30~40년 전부터 문화예술단체가 NPO로 지역문화예술 경영 및 정책에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대중적 인식이 아직 부족한 편이다. 예술가, 시민, 학생, 교사 등 지역사회 구성원들을 엮어내 문화예술로 상호작용하도록 돕는 퍼실리테이터 역할과 유사하다.

2009년 영국 버밍햄의 ‘퀸스브릿지 예술특성화학교’를 탐방했는데 문화코디가 있어 런던에서의 예술수학여행 프로그램 구성, 세익스피어 문학수업 교사연수 제공 등 문화예술교육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현재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된 강상면 세월초에서 학교문화기획자로 일하고 있는데 학교문화코디네이터의 필요성에 대한 정책제안을 추진하고 있다.

▲ 수입은… 공공기관이나 문화재단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경우는 안정적인데 이 분야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이 60~70%나 된다. 학교에 파견된 문화기획자가 전국적으로 30~40명인데 보수는 월 40~150시간 활동에 150만원 이내 보수를 받는다. 위탁사업은 문화기획자 비용이 전체사업비의 10~20% 정도로 책정된다. 제 경우는 프로젝트 사업, 대학교 강의와 공공기관·단체 강연, 지역문화사업 및 축제 컨설팅 등의 비중이 큰데 20년 경력이라 가능한 수입이다.

▲ 전망은… 지역축제 개최, 지역문화공간 조성, 도시재생을 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문화재단이 중간조직 역할을 하면서 문화기획자 수요가 늘고 있다. 전망은 있지만 안정적인 직장이라 말하기는 아직 어렵다. 도시에 있을 때는 ‘일 같은 삶’을 살았는데 양평에서는 좀 더 ‘삶 같은 일’을 한다. 직업만족도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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